남극 와 보셨습니까 2부 ⑧

펭귄의 사생활을 지켜주세요

펭귄의 사생활을 지켜주세요

조선비즈
입력 2019.12.12 14:00

[조선비즈 창간 10주년 기획]

생전 보지 못한 물체가 내 곁에서 나를 찍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얼마나 끔찍할까.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에 모든 행동이 경직된다.

무인기(드론)의 촬영 제한 기준을 놓고 시끄러운 것은 비단 도시만이 아니다. 지구 최남단 남극에서도 드론을 사용한 생태 연구 가이드라인 제정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남극 인익스프레서블 섬에서 촬영한 아델리펭귄의 교미 장면. 위에 올라타 있는 것이 수컷이다./김태환 기자

김정훈 극지연구소 MPA(Marine Protected Area)팀은 드론의 크기와 고도, 소음 정도가 아델리펭귄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4개의 날개를 가진 소형 헬기 드론, 8개의 날개를 가진 중형 드론, 비행기 형태의 고정된 날개를 가진 드론. 총 3가지 형태의 드론을 각각 다른 고도에서 비교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드론의 소음이 아델리펭귄에게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다. 고도 20미터 이하에서 드론의 소음이 아델리펭귄의 주의를 끈다는 점은 분명하다.

드론 고도에 따른 펭귄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 펭귄들의 반응이 최고도 100미터와 최저도 10미터 사이에서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남극 케이프할렛 아델리펭귄 번식지에서 드론이 고도 10미터 높이에 내려앉자 알을 품고 있던 아델리펭귄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한다. 100미터 상공에 있을 때 무슨 일이 있냐는 듯 천연덕스럽던 모습과 확연한 차이다.

김정훈 극지연구소 MPA(Marine Protected Area)팀은 드론의 크기와 고도, 소음 정도가 아델리펭귄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김태환 기자

헬리콥터와 경비행기를 사용한 항공 촬영 시에도 펭귄을 촬영할 수 있는 고도 제한이 있다. 헬리콥터로 촬영 가능한 고도는 600미터.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해 펭귄의 생태를 보전하면서 연구한다는 취지다.

드론 촬영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펭귄 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동일할 수 없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펭귄에게도 인간으로부터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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