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문외한·퇴직 관료로 채워진 '광주형 일자리' 경영진

조선일보
  • 윤형준 기자
    입력 2019.12.06 03:12

    [오늘의 세상]

    초대 대표에 박광태 前시장 이어 경영본부장도 광주시 출신 선임
    "非전문가 퇴직자 집합소로 전락"

    박광태 전 광주광역시장

    '광주형 일자리' 법인인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최근 본부장급 임원에 광주광역시의 퇴직 공무원을 임명했다. 초대 대표이사 자리에 박광태(76·사진) 전 광주광역시장을 선임한 데 이어, 또 한 번 자동차 분야와는 거리가 먼 공무원 출신이 임명된 것이다. 정부가 적극 추진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자동차 전문가들 대신 정치인, 관료 등의 '낙하산' 일자리로 채워지는 격이다. 당초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이 목적인 광주형 일자리가 '비전문가 퇴직자들 집합소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광주글로벌모터스는 3명의 본부장을 선임했다. 사업기획본부장엔 현대차 출신 퇴직자가, 생산본부장엔 기아차 출신 퇴직자가 채용됐는데, 경영지원본부장엔 2017년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장(3급 부이사관)을 지낸 뒤 퇴직했고, 이후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 운영하는 남도학숙의 사무처장을 지낸 A(61)씨가 채용됐다.

    앞서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지난 8월 초대 대표이사에 박 전 광주시장을 임명했다. 박 전 시장은 자동차 분야 전문가가 아닐뿐더러, 재임 기간(2005~2009년) 업무추진비 카드로 20억원 상당을 생활비와 골프 비용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바 있다. 이번 본부장 채용은 광주글로벌모터스가 꾸린 인사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선정하고, 서류 심사와 최종 면접을 거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씨는 본지 통화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은 직원 채용 및 총무·노무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으로, 자동차 분야 전문가보다는 오히려 공무원 실무 업무가 익숙한 인물이 하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무리 지원 업무라고 해도 민간 기업도 아닌 공무원 출신이 경쟁력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며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는 산업 대위기 상황에서 바람직한 인사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상생 일자리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를 운영할 완성차 공장 합작 법인으로, 광주시, 현대자동차, 산업은행 등이 총 2300억원을 출자해 설립됐다. 광주 빛그린 산단에 연 10만대 규모의 생산 설비를 구축, 1000여명을 고용해 2021년 하반기부터 경형 SUV를 현대차로부터 위탁받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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