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소비자보호책임자 겸직 금지…연말 금융권 인사폭 커지나

조선비즈
  • 이윤정 기자
    입력 2019.12.03 10:30

    금융회사의 소비자 관련 조직 강화를 위해 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를 별도로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개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현재 시중은행은 준법관리인이나 홍보담당 임원이 CCO를 겸직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모범규준에 따라 각 은행은 별도의 CCO를 선임해야 해 연말 인사조정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개정안은 지난달 29일 열린 행정지도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전국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 등 6개 금융 관련 협회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현행 모범규준은 오는 31일에 유효기간이 끝나고, 개정된 모범규준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금융회사 내부관리 강화를 통해 회사 스스로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유도하는 금융소비자 보호 모범규준 개정안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연합뉴스
    새로 마련된 모범규준은 ▲CCO 독립 선임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 기능 확대 ▲금융회사 정보제공 서비스 확대 ▲상품판매 후 소비자 권익보호 강화 ▲금융소비자 만족도 평가 제도 도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CCO를 독립적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의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원을 한 명 더 늘려야 하는 만큼 직제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융회사는 새로운 모범규준에 따라 임원급 중 CCO를 별도로 지정해 금융소비자 보호 총괄부서를 관할하도록 하고, 업무상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 단 전년말 기준 자산규모 5조원 미만이거나(은행·증권·보험·신용카드사는 10조원 미만), 동일권역 내 민원건수 비중이 직전 과거 3개년 평균 4% 미만인 경우 준법감시인과 CCO 겸직이 가능하다.

    현재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중에서 CCO를 별도로 선임한 곳은 하나은행 뿐이다. 나머지 은행은 홍보 총괄 임원이나 준법감시인이 CCO를 겸직하고 있다. 현행 모범규준도 원칙적으로 독립적인 CCO를 두되, 예외적으로 회사 자산규모 등을 고려해 준법감시인과의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준법감시인 겸직 기준이 모호해 자산 10조원 이상 대형 회사도 준법감시인이 CCO를 겸직하는 경우가 많고, 모범규준을 위반하고 홍보 총괄 임원이 CCO를 겸직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CCO의 독립성이 떨어지다보니 회사의 금융소비자 보호 전반에 대한 조사권한이 부족하고 이에 따라 업무 추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모범규준이 강제성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모범규준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매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실시하는데 CCO 독립 선임 등의 규정을 준수할 경우 경영진의 소비자 보호 의지가 강하다는 것으로 읽혀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자는 "모범규준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를 이행하기 위해 CCO 선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금융권 연말 임원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인 만큼, 이번 인사에 CCO 독립 선임을 미리 반영하는 곳도 나타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이 외부 인사 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긴 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만큼은 은행 업무 관련 전문성이 필요해 내부 승진 등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범규준이 연말 인사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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