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사라지는 ‘호빵 찜기’…폐기 시 원가의 70% 본사가 부담한다지만…

조선비즈
  • 박용선 기자
    입력 2019.12.03 06:00

    CU 편의점 ‘호빵 찜기’ 보급률, 2015년 90%에서 26%로 줄어
    찜기에 넣은 호빵, 유통기한 8시간...점주 부담 커
    CU·세븐일레븐·GS25 본사, 호빵 폐기 시 원가의 70~90% 점주 지원

    "따뜻한 호빵은 안 파나요?(손님)"
    "전자레인지에 직접 데워 드셔야 합니다.(편의점 점주)"

    추운 겨울, 편의점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을 바로 먹는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호빵을 따뜻하게 데우는 ‘호빵 찜기’를 사용하는 편의점이 줄고 있어서다. 대신 소비자는 포장된 차가운 호빵을 사서 직접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야 한다.

    3일 CU 전국 편의점(1만3750개) 중 호빵 찜기를 사용하는 매장은 3600개(26.2%)에 불과했다. 4년 전인 2015년(약 90%)과 비교하면 무려 63.8%가 줄었다. 세븐일레븐 역시 전국 매장(9940개)의 21.1%인 2000곳 만이 호빵 찜기를 사용하고 있다.

    3, 4년 전만 해도 편의점은 겨울이면 너 나할 것 없이 찜기에 호빵을 쪄서 팔았다. 당시 호빵은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이고 출출한 배를 채울 수 있는 겨울 대표 간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편의점에 피자, 햄버거는 물론 도시락 등 즉석 간편 식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전만큼 호빵을 찾는 고객이 많지 않다. 전자레인지용 호빵 제품도 많이 나와 굳이 호빵 찜기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GS25 편의점에 설치된 ‘호빵 찜기’. /박용선 기자
    호빵 찜기를 사용 중인 GS25 편의점 한 점주는 "3, 4년 전 겨울에 호빵을 찾는 손님이 꽤 많았는데 현재는 절반 이상 줄었다. 하루에 많으면 10개 정도 팔고 있다"며 "간편 식품이 워낙 많아 상대적으로 호빵 판매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호빵을 찜기에 넣으면 유통기한이 줄어든다는 점도 편의점 내 호빵 찜기 사용을 줄였다. 호빵을 찜기에 넣은 후 8시간이 지나면 호빵이 쭈그러드는 등 상태가 나빠져 손님에게 팔 수 없게 된다. 이에 편의점 본사들은 보통 호빵의 찜기 보관 시간을 6~8시간으로 정한다. 이 시간 내 호빵을 팔지 못하면 폐기 처리해야 한다. 찜기에 넣지 않은, 포장된 호빵의 유통기한은 3일에서 5일이다.

    이런 이유로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12월 호빵 찜기를 사용하는 편의점이 호빵을 판매하다 폐기 처리했을 경우 입고 원가의 90%를 지원한다. 원가 1000원에 발주한 호빵을 폐기했을 때 손해의 90%를 본사가 진다는 것이다. GS리테일(GS25 운영)도 폐기 호빵 원가의 90%를,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은 70%를 지원한다. 또 3개 업체 모두 호빵 찜기를 직접 구매하거나 호빵 제조업체를 통해 각 편의점에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GS25의 경우 전국 매장(1만3700개) 중 호빵 찜기를 사용하는 매장은 85%에 달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겨울철 간식으로 호빵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이들 소비자를 공략하는 게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며 "본사 지원이 많은 만큼 겨울철 호빵을 판매하려는 편의점 점주도 많다"고 말했다.

    업계는 본사 지원이 없는 개인 편의점의 호빵 찜기 이용률은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약 25만원인 호빵 찜기를 직접 구매해야 하고, 팔지 못한 호빵에 대한 손해도 업체 혼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 6가에서 개인 편의점을 운영 중인 한 사장은 "호빵 찜기를 구매하려고 고민을 했지만 호빵을 찾는 손님이 별로 없고 8시간이라는 짧은 유통기한 내 판매하기도 힘들다고 판단해 구매하지 않았다"며 "호빵 제품은 아예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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