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화성 흙에 묻힌 우주의 비밀, 지구로 가져와 파헤친다

입력 2019.11.28 03:09

2031년까지 8兆 들여 흙·돌 공수… 과거 생명체 흔적 찾는 데 활용

탐사로봇이 채취한 화성 시료, 로켓에 실어 궤도로 쏘아 올리면 우주선이 낚아채 지구로 귀환
"지구 밖에서 로켓 쏘는 건 처음"

내년 소행성 시료 귀환도 잇따라

2031년 미국 유타주의 사막에 비행접시 모양 물체가 떨어진다. 화성의 토양을 담은 캡슐이 10년 만에 지구에 도착한 것이다. 지구 밖 천체에서 가져온 흙과 돌은 태양계 형성 과정을 알려줄 수 있으며 우주 생명체에 대한 단서도 제공한다.

미국과 유럽은 내년부터 '화성 시료 귀환(Mars Sample Return·MRS)'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일본과 중국 등 다른 우주 선진국들도 달과 소행성, 화성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탐사 프로젝트를 앞다퉈 진행하고 있다.

10년 걸쳐 화성의 흙, 지구로 가져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오는 2031년까지 화성의 흙과 돌 500g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총 70억달러(약 8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ESA는 27~28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22개 회원국 대표가 모여 예산 지원을 결정하기로 했다. ESA의 인간·로봇 탐사 책임자인 데이비드 파커는 "앞으로 10년간 유럽이 약 15억유로(약 1조9000억원)를 화성 시료 귀환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내년 1월 투자 계획을 확정한다.

203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
/그래픽=권혜인
화성의 흙을 가져오는 데는 대형 우주로켓 3대와 이동형 탐사 로봇(로버) 2대가 동원된다. 특히 인류 최초로 지구 밖 천체에서 우주로켓을 발사하고 화성 궤도에서 우주선과 시료 용기가 만나는 랑데부도 포함됐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프로젝트 책임자인 브라이언 뮈르헤드는 사이언스지 인터뷰에서 "인간을 달로 보내는 것만큼 복잡한 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장 먼저 미국은 내년 7월 25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들여 만든 화성 탐사 로봇 '마스 2020 로버'를 발사한다. 로버는 이듬해 화성 적도 바로 위에 있는 예제로 충돌구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곳은 40억년 전 강물이 흘렀던 곳으로 추정돼 화성의 예전 상태와 생명체 흔적을 찾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로버는 이곳에서 흙과 돌 시료를 채취해 20g씩 원통 용기에 담는다. 용기는 일부는 로버에 싣고 일부는 땅에 숨겨둔다.

다음은 시료 회수 과정이다. 2028년 미국의 무인(無人) 탐사선이 화성에 내리고 유럽이 개발한 소형 로버가 나와 6개월에 걸쳐 시료가 감긴 원통들을 회수한다. 유럽이 만든 탐사선의 로봇 팔은 로버가 가져온 시료 원통 30개를 농구공 크기의 지구 귀환 용기에 장착한다.

3단계는 시료를 화성 상공 300㎞ 궤도를 돌고 있는 지구 귀환용 우주선으로 보내는 과정이다. 무인 탐사선의 발사대로 길이 3m의 고체 연료 로켓을 쏘아 시료 용기를 화성 궤도로 올린다. 인류 최초로 지구 아닌 다른 천체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다. 우주선은 화성 궤도에서 시료 용기를 낚아채 지구로 돌아온다. 마지막으로 2031년 우주선에서 분리된 지구 진입 모듈이 시료 용기를 가지고 유타주의 사막에 떨어진다.

태양계 형성·우주 생명체 연구에 도움

지난해 로버 큐리오시티는 화성의 흙에서 유기 분자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 물질이 실제로 생명체에 있는 분자와 같은지 말하기는 이르다. 로버가 가진 장비는 지구에 있는 최첨단 장비보다는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간혹 화성에 다른 천체가 충돌하면서 나온 부스러기들이 운석이 되기도 하지만 지구에 떨어지면서 오염돼 원래 모습을 잃는다. 결국 다른 천체를 알려면 그곳에서 채취한 시료를 오염이 차단된 상태로 지구로 가져와 분석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인류는 1970년대까지 진행한 달 탐사에서 처음으로 우주에서 흙과 돌을 가져왔다. 미국은 6차례 아폴로 우주인들이 월석(月石) 총 382㎏을 가져왔고, 구소련은 세 차례 무인 탐사로 301g을 가져왔다. 중국은 다음 달 창어 5호를 발사해 소련의 루나 24호 이후 43년 만에 다시 달에서 월석을 가져올 계획이다.

소행성 프로젝트도 잇따르고 있다. 소행성은 대부분 46억년 전 태양계 탄생 당시 생긴 암석 파편이다. 소행성을 분석하면 태양계 형성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분야는 일본이 단연 앞선다. 일본의 하야부사 1호는 지난 2010년 이토카와 소행성에서 채취한 시료를 가지고 지구로 귀환했다.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 2호는 내년 12월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흙을 가지고 지구로 귀환한다. 미국의 오시리스 렉스도 내년 소행성 베누의 토양 시료를 갖고 온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발표한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소행성에서 암석을 채취해 오는 귀환선을 2035년까지 개발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3월 천문연구원은 일본이 2022년 탐사하기로 한 소행성 파에톤의 3차원 구조를 밝혀냈다. 문홍규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소행성 지상 연구를 주도한 경험이 앞으로 소행성 탐사선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