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감원해야 살아남는다는 현대차… 구조조정 못하고… 정년퇴직만 기다려

조선일보
  • 류정 기자
    입력 2019.11.28 03:09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 감원으로 확보한 현금을 전기차에 쏟아붓고 있지만, 한국 대표 기업 현대차는 감원을 통한 구조조정은 꿈도 못 꾸고, 투자의 방향성도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외부 자문위에서 2025년까지 생산직의 40%를 감원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경직된 노동법과 강성 노조 때문에 구조조정은 직원들의 정년퇴직만 기다려야 하는 '천수답(天水畓)' 같은 상황이다. 오히려 정부 권고로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7860명을 전환했고, 내년까지 총 9500명을 전환 완료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2025년까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1만7500명이 정년퇴직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이는 현대차 정규직 조합원의 25% 수준으로, 추가 감원까지는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생산직 신규 채용은 올해부터 올스톱했다.

    미래차 투자는 현대차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금은 부족한데 투자할 곳은 많아, 이곳저곳 투자가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가 최근 예고한 굵직한 투자는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사 설립에 2조원, 인도네시아 자동차 공장 건설에 2조원, GBC 사옥 건설에 3조7000억원, 수소차 분야 7조6000억원 등으로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 특히 투자가 분산되면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일례로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은 원래 현대차가 최대 주주였으나, 최근 포르셰가 더 투자하면서 현대차를 밀어내고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2월 현대차는 5년간(2009~ 2013) 45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돈의 대부분(30조6000억원)은 일반 연구·개발, 생산 시설·유지를 위한 것이고, 미래 기술 투자는 14조6000억원 정도다. 현대차가 2025년까지 출시하겠다고 한 순수 전기차는 23종이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 135종에 5년간 78조원을 쏟아붓겠다는 폴크스바겐과 크게 비교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선택, 집중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구조조정을 포함한 비용 절감이 필요하지만, 그게 안 되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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