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국경세' 도입 추진…ILO 협약 이어 韓 기업 '날벼락'

조선비즈
  • 이재은 기자
    입력 2019.11.28 06:00

    EU '탄소국경세 도입' 추진…韓기업 수출비용 상승 우려
    국내 기업, ILO 이어 탄소국경세까지…엎친 데 덮친 격

    유럽엽합(EU)이 탄소국경세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 석유화학 기업들이 EU에 제품을 수출할 때 세금을 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미 EU로부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국경세까지 규제가 더해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추세라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 EPA연합뉴스
    28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가 통상전문기업 스텝토와 공동 발간한 ‘신임 EU 집행위원장 핵심 통상정책과 대응'에 따르면 오는 1일 출범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집행위원회는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브뤼셀지부는 "탄소국경세 도입까지는 1~2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입은 확정적"이라고 밝혔다.

    탄소국경세(carbon border tax)란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한 상품을 관련 규제가 엄격한 EU로 수출할 때 해당 격차에 따른 가격차를 보전하기 위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재 EU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약한 EU 외 국가에서 생산한 상품을 수입할 때 생산기업에 환경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탄소국경세를 도입해 가격 경쟁력에서 불이익을 받는 EU 내 기업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무협은 "탄소국경세 도입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석유화학, 도자기, 알루미늄, 철강, 펄프, 제지 등 기업들의 수출 비용 상승을 의미한다"며 "다소 시간이 걸려도 도입이 확정된 만큼, 정부와 업계는 외교채널을 가동해 탄소국경세가 EU 업계에 유리하게 정해지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럽 철강업계는 그동안 환경규제가 강한 유럽에서 생산한 철강제품이 규제가 약한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중국 정부는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27일 중국 정부는 "탄소국경세가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 조치를 취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환경규제 수준은 서유럽과 비교해 약해 자국 철강, 석유화학 업계가 유럽 수출 시 세금을 물게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석유화학 업계도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유럽발(發)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생산과 수출 비용이 늘어날 상황에 직면했다.

    이밖에 EU 새 집행위원회는 탄소국경세 외 통상감찰관 제도 도입도 추진 중이라 수출기업의 주의가 요구된다. 통상감찰관 제도는 EU가 이미 체결했거나 앞으로 체결할 무역협정의 환경 및 노동규범 이행 감시와 무역구제조치 강화를 목표로 한다.

    무협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EU는 한국 정부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며 "무역협정 내 환경 및 노동규범을 위반한 기업은 까다로운 통관, 투자 거부, 통상이익 재조정 관세 부과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EU는 한국 정부가 해고·실직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 협약 3건을 비준하지 않으면 분쟁 해결 절차에 들어가겠다며 압박을 가해왔다. 경영계는 ILO 핵심협약 비준이 노사관계의 기본 틀을 바꿀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강성노조의 권리만 더 강해져 기업 활동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노동계는 조건없는 비준을 주장하고 있어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최경윤 브뤼셀지부 팀장은 "2016년 EU의 한국산 고순도 테레프탈산 반덤핑 조사 당시 우리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반덤핑 조치 없이 종료된 사례가 있다"며 "EU의 무역구제조치 강화에 대비해 정부와 기업은 반덤핑 조사 개시 여부를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만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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