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53조 해외부동산펀드 점검한다

조선비즈
  • 송기영 기자
    입력 2019.11.22 13:49

    금융감독원이 국내 금융사들이 판매한 해외부동산펀드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대내외 경기 불안 등으로 일부 해외부동산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금감원이 판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 초 국내 금융사들이 판매한 해외부동산펀드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사들이 해외부동산의 수익성이나 권리관계 등을 면밀히 분석했는지를 주로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외부동산펀드에 대한 지적이 있어 상품 설계와 구조 등 전반적인 상품 운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외부동산펀드는 해외 부동산을 매입해 매달 들어오는 임대료를 반기 혹은 연 단위로 수익자들에게 배당하는 구조다. 증시 부진과 저금리 등으로 최근 해외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면서 관련 펀드 판매도 급증했다. 이날 기준 해외 부동산에 투자된 국내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53조22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9조3956억 원)보다 35.11% 증가했다.

    조선일보DB
    그러나 최근 호주, 독일 부동산펀드에서 사고가 터지면서 해외부동산펀드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KB증권이 판매하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JB 호주NDIS 펀드’는 호주 현지 운용사가 계약 외 부동산을 매입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전체 대출금 3251억원 중 2019억원(62.1%)만 회수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설정액의 10% 수준인 350억원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등이 판매한 4852억원 규모의 ‘독일 부동산개발 사모 파생결합증권’도 현지 정부의 인허가를 받지 못해 손실 위험이 높아졌다. NH투자증권이 3062억원, 키움증권이 1063억원, KB증권이 727억원을 팔았다.

    금융권에서는 해외부동산펀드 투자 열풍으로 금융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부동산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묻지마 투자’가 이뤄진다고 지적한다.

    해외 부동산투자의 경우 현지 법률·제도 리스크와 실사 및 사후 관리 어려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경기가 악화될 경우 투자한 부동산이 매각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금융사들이 판매한 해외부동산펀드의 절반 가량이 후순위나 지분으로 투자한 상품인데, 부동산 매각이 불발될 경우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국내 금융사에 부동산을 매각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제도 리스크와 권리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해외부동산펀드가 워낙 많이 팔리니 실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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