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풀리며 꿈틀대는 일산 부동산…“꾼들은 미리 움직였다”

조선비즈
  • 김민정 기자
    입력 2019.11.14 06:00

    일산을 포함한 고양시 상당 부분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역세권 인근부터 아파트 호가가 뛰고 있다. 일부 지역에는 수개월 전부터 투자자들이 매물을 먼저 사들인 흔적도 감지된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산 부동산 상승세가 마냥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의중앙선 일산역 근처 중개업소에는 최근 투자자 문의가 늘었고 아파트 호가도 오르는 중이다. 일산역 앞에 있는 후곡마을 인근 A 공인 대표는 "소형 평수, 대형 평수 모두 호가가 5000만원씩 뛰었고 역세권 아파트의 경우 7000만~8000만원까지 호가를 올리는 매도인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지하철역 근처 단지들만 들썩거리는 수준이지만, 뒷 단지로 상승세가 번질 기미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발빠른 투자자들은 정부가 일산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기 몇달 전부터 핵심지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바닥에 있던 매물을 싹 걷어갔다"며 "2~3달 전부터 거래량이 늘다가 3주 전부터 짜고 온 것처럼 투자자들이 몰려왔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 일산동 후곡마을 아파트 단지 전경. /김민정 기자
    실제로 아파트 거래량 통계를 보면 고양시 아파트 거래량은 이미 8월 쯤부터 늘어난 모습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 전체 부동산 거래량은 7월(1만1646건)보다 8월(1만741건)이 적었다. 반면 고양시는 7월(683건)보다 8월(730건) 거래량이 많았고, 9월(817건) 거래량은 아직 모두 등록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8월 거래량을 넘어섰다. 부동산거래는 60일 이내에 신고하면 된다. 12월 말까지 등록될 10월 거래량도 이미 762건이나 등록됐다.

    정부가 광역교통대책을 발표해도 시큰둥했던 일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 가장 큰 이유는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것에 대한 기대감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하면서 고양시, 남양주시, 부산시의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발표했다. 고양은 삼송택지개발지구, 원흥·지축·향동 공공주택지구, 덕은·킨텍스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제한되고, 청약과열지구와 똑같은 청약 규제를 받는데, 이 같은 제한이 풀린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산 부동산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도는 듯해도, 주택 대부분이 노후한데다 개발 호재가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집값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일산 집값은 3기 신도시 발표 여파로 떨어졌다가 규제가 완화되면서 반작용으로 반짝 상승했다"며 "일산 역세권 단지를 위주로 호가가 뛰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개발 호재가 더 따라오지 않으면 오름세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라는 호재도 있지만 개통하려면 4~5년 정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조정지역해제 호재만으로 집값 상승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이슈가 없으면 주변 택지지구 새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빠지면서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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