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배기가 다주택자…국세청, 편법증여 '금수저' 224명 세무조사

입력 2019.11.12 14:07

고가 주택을 매입했거나 전세계약을 맺은 이들 중 자금 출처가 뚜렷하지 않은 탈세 혐의자 224명이 무더기로 세무조사를 받는다. 특히 편법 증여를 통해 세금을 내지 않고 주택을 구매하거나 전세 계약을 체결한 30대 이하가 집중 검증 대상이다.

국세청은 최근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자금으로 고가 아파트·오피스텔을 취득했거나 고급 주택에 전세로 거주하는 사례들 가운데 탈세가 의심되는 224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는 차세대국세행정시스템(NTIS)으로 파악된 과세 정보와 국토교통부의 자금조달계획서,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을 취합해 선정했다. 주로 서울 강남 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과천 등 최근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 거래한 사람들이 대상에 포함됐다.

혐의를 유형별로 보면, 사회 초년생인 30대 이하(총 165명, 미성년자 6명)가 부모 등으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돈으로 서울·지방의 고가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전세 계약을 맺은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부모 등 직계존속이 자녀에게 증여한 금액 규모가 10년간 5000만원(증여재산 공제 한도)을 넘으면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하지만, 법을 어기고 탈루한 것이다.

대표적인 편법 증여 사례로는 ▲아버지가 사장인 회사에서 일을 하지않고 월급을 받아 고가 주택을 매입한 뒤 세금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외조모 명의 계좌에 돈을 보낸 뒤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상가건물을 자녀에게 주면서 승계한 임대보증금 양도세를 누락한 경우 3살 아이에게 주택 2채를 사주면서 증여세신고를 누락한 경우 등이 적발됐다. 또 주택·상가 등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실거래가로 쓰지 않고 서로 짜고 업·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거래당사자, 개발 호재 지역 주변 땅을 헐값에 사서 허위·광고로 판매하는 기획부동산 업체 등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금융조사 등을 통해 조사대상자 본인의 자금원 흐름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부모 등 친인척 간 자금흐름과 사업자금 유용 여부까지 면밀히 추적할 방침이다. 취득한 부동산의 자금원이 유출된 사업자금인 경우 해당 사업체까지 세무조사하고, 차입금으로 자산을 취득했다면 향후 부채 상환 과정까지 계속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번 세무조사와 함께 국세청은 지난달 11일부터 착수한 국토부·금융위원회·행정안전부 등 32개 기관 합동 부동산 불법 거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탈세 의심 혐의자들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부동산 취득 자금이 기업에서 유출된 경우에는 기업에 대해서도 세무조사를 시행하고 친인척 간 자금 흐름 등도 추적하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세포탈 행위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등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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