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아시아나항공 인수…정몽규 회장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 (종합)

조선비즈
  • 조귀동 기자
    입력 2019.11.12 13:44 | 수정 2019.11.12 16:05

    금호산업 이사회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구주 매입 가격 등 인수 조건은 확정까지 진통 예고
    정 회장 "아시아나 사명 변경·구조조정 계획 없어"

    아시아나항공(020560)HDC(012630)(현대산업개발) 산하로 사실상 편입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이날 오후 발표했다. 금호산업은 "최종 입찰에 참여했던 3개 컨소시엄 중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게 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사무실. /연합뉴스
    하지만 금호산업과 HDC-미래에셋 간의 주식 매매 조건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금호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쟁점이 되고 있는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에 대한 매입 조건 등에 대해서 추가 협상을 더 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금호산업은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 등을 해야 하는 관계로 매각이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HDC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시아나 인수로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회장은 "인수 후에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며 "초우량 항공사로서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회장은 "인수를 통해 항공 업계 최고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매각 대금을 주로 유상증자에 쓰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지난 7일 이뤄진 본입찰에는 애경-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HDC-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 등 총 3곳이 참여했다. HDC는 2조4000억원대를, 애경은 1조7000억원대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과 HDC 간의 본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얼마로 잡느냐는 것이다. 이른바 구주(舊株) 매입 조건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매입하는 기업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를 매입하는 한편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신규 자본금을 납입해야한다. 이것이 이른바 신주(新株)다.

    HDC는 구주 가격으로 3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가 수준을 적용했을 때 3700여억원인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지 않고 시가만 주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2조원을 모두 신주로 납입하겠다는 게 HDC의 가격 제시 내용이다.

    반면 금호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구주 가격을 4000억원 이상 받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주 매각 대금은 모두 금호로 유입되므로 이를 기반으로 무너진 금호그룹의 재건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HDC와 애경은 모두 구주 가격을 4000억원 아래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거의 쳐주지 않은 셈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신주 가격을 높게 받길 희망한다. 산은은 매각 조건 중 하나로 '신주 가격을 최소 8000억원 이상 써낸 후보자'로 내걸었다. 이는 산은이 지난 4월 인수한 아시아나항공 영구채권(30년 만기 전환사채) 5000억원과 추가 3000억원 대출 및 보증을 더한 금액과 같다. 신주 발행으로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된 자금을 모두 회수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매각은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아시아나항공 계열사까지 모두 포함하는 ‘통매각’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이 개별 매각될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이 44.17%이고, IT서비스업체 아시아나IDT는 지분율이 76.22%인데 아시아나항공이 지주회사 HDC의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 다른 주주들로부터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지 못할 경우 매각이 불가피한 셈이다.

    또 금호문화재단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대상 하도급 업체 등을 어떻게 처리할 지도 관건이다.

    만약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이번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은 이 점을 의식해 향후 아시아나항공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 회장은 먼저 "경쟁력 강화가 제일 중요하지만 성장을 하면 여러 사람에게 더 많은 직장이 생기도록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재까진 구조조정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상당히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기 때문에 현재로선 이름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사명을 바꿀 생각도 없다고 했다.

    한편 HDC가 아시아나를 최종 인수하면 건설업 중심의 기업 사업영역을 항공업으로 확장하며 종합그룹으로 도약할 전기를 맞게 된다. 항공산업에 진출할 경우 대한항공이 항공기 부품 제조업과 해운, 물류업체까지 거느리는 것처럼 연관산업에 진출하기 용이하다. HDC가 그동안 건설업을 기반으로 유통이나 레저 업종에 진출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업종에 진출할 수 있고, 그만큼 성과를 낼 확률도 높아진다.

    HDC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HDC의 재계 순위는 2018년 현재 33위에서 18위 정도로 껑충 뛰게 된다. 2018년 현재 계열사 총자산(10조600억원)에다가 아시아나항공의 자산 8조1900억원을 더하면 18조8000억원 가량이 되는데, 이는 17위 LS(22조600억원)과 18위 대림(18조원) 사이가 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하는 대기업집단 순위는 계열사 자산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합산한 것이기 때문에 재무제표 상의 아시아나항공 자산 규모와 차이가 있다. 하지만 계열사 별도 합산의 경우 자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자잘한 계열사 자산을 합쳐도 LS를 자산순위에서 제칠 가능성은 낮다.

    반면 한때 재계 7위로 '10대 그룹' 반열에 올랐던 금호그룹에는 사실상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게 돼 '그룹'이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민망한 수준으로 사세가 축소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주 자금 유입으로 재무구조가 안정되고 신규 투자가 이뤄지면서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7조1800억원의 매출을 거둬 2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상반기에는 3조4700억원 매출에 1170억원 영업손실을 입었다. 자산은 11조원인데, 부채가 9조6000억원에 달한다. 자기자본은 1조4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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