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예고…증권사 애널리스트, 추운 겨울 맞나

조선비즈
  • 안재만 기자
    입력 2019.11.12 11:24 | 수정 2019.11.12 14:31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연말 리서치센터에 대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리서치센터에 소속된 애널리스트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몇 년간은 리서치 평가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임원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어 비교적 고액에 인력 영입전을 펼치는 모습이 전개돼왔다. 그러나 올해 연말엔 세대교체와 함께 인력 감축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2일 증권업계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여의도 증권가. /조선DB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소속의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전 주식매매 혐의로 금융감독원 압수수색을 받았다. 센터 내 다른 직원 8명도 휴대폰을 제출하는 등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센터 소속 또 다른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통해 '셀프 변론'을 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센터장 승인을 받지 않고 "제기된 의혹은 완벽한 허위"라는 보고서를 썼다. 이로 인해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용준 센터장과 같은 대우증권 출신으로, 조 센터장과 오랜 기간 라이벌이었던 신한금융투자의 양기인 센터장도 연말 교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양 센터장은 2011년 이후 8년간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는데, 올해 말부터 매해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할 예정이다.

    양 센터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다. 양 센터장은 한 팀장에게 "너희 팀의 업무는 중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발언했고, 이 팀장이 이를 인사부에 제보해 양 센터장은 내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양 센터장은 지난 2016년에도 리서치센터 직원에게 퇴사를 종용했다가 이 일로 인해 감봉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두 센터장은 최근 몇 년간 증권가 인력 영입전을 주도해왔다. 두 센터장의 경쟁의식 속에 다른 금융지주계 리서치센터들도 경쟁에 뛰어들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반짝 호황'을 누렸다. 30대 팀장급 직원이 2억~3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 일이 자주 나왔다. 이 때문에 두 센터장이 물러나면 세대교체와 함께 인력 감축이 전개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서치센터 인력이 120여명으로 가장 많은 편인 한국투자증권은 올 초 취임한 정일문 사장이 적응 기간을 끝내고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중소형사들은 상황이 더 안 좋다. 마찬가지로 취임 1년 8개월여를 맞은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이나 최근 BNK투자증권 사장이 된 김병영 전 KB증권 부사장 등이 리서치센터 인력을 추가 감축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결국 법인 매매로 돈을 벌어와야 하는데, 최근 수수료가 5bp(0.05%)까지 떨어져 업군 자체의 매력이 떨어졌다"면서 "연말을 앞두고 대부분 증권사 센터의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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