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와 보셨습니까 ②] 백야의 여름...밤을 잊은 그대에게

입력 2019.11.12 09:57 | 수정 2019.11.12 09:59

[조선비즈 창간 10주년 기획]

조선비즈 김태환 기자가 극지연구소의 김정훈 펭귄 박사 연구팀과 함께 약 한 달간 남극 펭귄마을을 찾아갑니다. 11월 4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호주 남단 태즈메이니아주의 항구도시 호바트에서 남극 여정의 막을 올립니다. 새해 창간 10주년을 맞는 조선비즈는 이번 취재를 통해 지구 환경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최전선에서 펭귄의 생태와 우리나라 극지 과학자들의 모습을 전달합니다.

밤이 사라졌다. 남극의 여름은 해가지지 않는 ‘백야(白夜)’ 기간이다. 남극은 여름이 12월 하순부터 시작된다. 남극에서 여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다간 며칠 사이 정신이 이상해진다는 살아있는 경험담이 전해진다.

실제로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아침(07:20), 점심(12:30), 저녁(18:00)마다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를 가볍게 흘려들으면 안 된다. 이 음악소리를 못 들으면 끼니는 물론, 하루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른다. 생체 리듬이 깨지기 십상이다.

오후 8시 2분 장보고 과학기지 주변은 아침과 다를 바 없이 밝다. /김태환 기자
대낮처럼 밝은 외부 환경 탓에 얼마든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지만, 기지 영외 출입 제한시간은 23시까지다. 단, 작업이 필요한 경우 사전에 외출 사실을 알릴 수 있다. 식당 마감시간은 23시 30분, 샤워실 이용 시간은 자정까지다.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낮이 없는 상태가 6개월간 지속되는 ‘극야(極夜)’의 겨울을 보낸 월동대원들은 그래도 밤보다 낮이 낫다지만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해진 시간을 지켜 숙면을 취하는 것이 생존 기술이다.

장보고 과학기지에 서울로부터 1만 3283km 떨어져 있다는 표지가 눈에 띈다. / 김태환 기자
기지 입소 시 받는 생활 안내문에는 창문에 비닐 또는 종이박스를 부착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적혀있다. 숙소에 설치된 암막 블라인드만 안팎으로 2개다. 백야의 빛이 달콤한 잠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극지연구소 MPA(Marine protected area)팀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태환 기자
한국의 제 2 남극 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가 준공된 2014년에 30년 뒤인 2044년 개봉할 타임캡슐을 묻었음을 보여주는 비석이 기지 앞에 놓여있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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