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SKT, 2G 서비스 종료 급할수록 돌아가라

조선비즈
  • 설성인 기자
    입력 2019.11.11 06:00

    SK텔레콤은 이달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2G(2세대) 서비스 종료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한지 23년 만이다. 회사측은 올해 초 "2G 통신장비의 노후화, 2G용 휴대폰 생산 중단, 가입자 감소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올 9월 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의 2G 서비스 가입자는 약 57만명이다.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자 입장에서 2G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왜 그런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새로 (단말기를) 사면 또 비용이 든다"고 했다.

    올 2월 한 2G 서비스 이용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십년간 영업을 위해 017 번호를 잘 사용하고 있는데, 통신사(SK텔레콤)측에서 올해 말 강제종료한다고 한다. 정부에서 정한 2021년까지라도 유지할 수 있게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2G 서비스 이용자들은 ‘01X 번호를 계속 쓰고 싶다’면서 강제종료에 반대하고 있다. 비싼 돈 주고 수십년간 사용한 번호를 왜 하루아침에 못 쓰게 되냐는 것이다. 이 같은 사태의 발단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부터 시행된 ‘010번호 통합정책’이 있다. 휴대폰을 신규 개통할 때 ‘010’ 번호만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정부는 이후 한시적으로 기존 번호(01X)로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했지만,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한 2G 서비스 조기 종료에는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약 57만명의 2G 서비스 가입자를 보유한 이동통신 업계 3위 LG유플러스 역시 정부의 SK텔레콤 2G 서비스 종료에 대한 판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01X’ 번호를 쓰던 SK텔레콤의 2G 서비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중요한 것은 2G 서비스 종료를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사업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이용자를 보호하는 노력’이다. 정부는 사업자 이야기만 듣지 말고 이용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제까지 2G 서비스를 쓰던 사용자가 3G·LTE·5G로 갈아타려면 비싼 통신요금이 부담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수십년간 정든 번호와 손때 묻은 단말기를 놓고 쉽지 않은 이용자들의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이용자들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이동통신 업계 1위 사업자 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돈 되는 5G 가입자를 늘리는데만 힘쓰지 말고 과거 회사의 든든한 수익원 역할을 했던 ‘충성 고객’을 감동시킬 때 더 많은 ‘평생 고객’이 생겨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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