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공룡' MS를 춤추게한 나델라 CEO

조선비즈
  • 박현익 기자
    입력 2019.11.10 08:00

    17년 간 박스권 갇힌 주가 깨운 나델라...취임 5년 만에 애플 제치고 시총 세계 1위
    모두가 ‘윈도’ 고집할 때 ‘클라우드’ ‘모바일퍼스트' 혁신...공감의 리더십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가 실적 성장에 힘입어 쉬지않고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서 작년 말 101달러에 마감했던 MS 주가는 올 들어 42% 올라 최근 145달러까지 올랐다. MS 시가총액은 8일(현지시각) 기준 1조1100억달러로 시총 1위 애플(1조1600억달러)과 엎치락 뒤치락하는 상황이다.

    올 5~10월 사이만 해도 MS 시총이 애플보다 컸지만 최근 애플 주가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르며 MS를 앞질렀다. MS는 지난 10월말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 컴퓨팅 시장 세계 1위인 아마존을 제치고 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 /MS 사이트
    불과 5년 전만 해도 꿈꿀 수 없는 일이었다. MS는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 동안 슬럼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IT 트렌드가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면서 애플과 구글이 승승장구하고, 아마존이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동안 MS는 창업자 빌 게이츠가 만든 PC 운영체제(OS) 윈도에 집착했다. IT 업계에서는 "MS는 죽었다" "아무도 MS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미국 기술주에 거품이 한창이던 1999년말 58달러로 사상최고를 찍었던 MS 주가는 2016년말에야 최고치를 경신할만큼 17년간 20~50달러대의 박스권에 갇혀있었다.

    17년간 잠자던 MS의 주가를 깨운 건 2014년 2월 CEO(최고경영자)에 오른 사티아 나델라였다. 나델라는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라는 새로운 비전을 천명했다. 윈도만 고집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주도하고 있었지만 나델라는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당초 나델라는 20여 년간 MS에 몸담았던 ‘내부 출신’이라는 이유로 MS를 구원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MS를 바꾸려면 외부 인사가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나델라가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클라우드는 이미 아마존이 선점한 영역이어서 뒤늦게 뛰어든다는 우려도 컸다.

    나델라는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비관론을 보기 좋게 극복하며 MS를 정상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MS는 작년 11월 30일, 2002년 이후 16년 만에 세계 시총 1위로 올라섰다. 나델라 취임 약 4년 10개월 만이었다. 당시엔 얼마 지나지 않아 애플과 아마존이 강세를 보이며 순위가 금방 뒤집혔지만 업계는 "등수와 상관 없이 MS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음은 분명하다"는 평이 나왔다.

    MS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로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단순히 데이터 저장 공간만 빌려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윈도와 오피스365 등 통합 소프트웨어도 제공하며 AWS와 차별화했다. 또 전 세계에 수많은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등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사업 등 자신없다고 판단한 영역은 미련없이 포기하며 선택과 집중을 확실히 했다. MS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구글을 제치고 1위 아마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애저를 비롯한 클라우드 부문은 MS 전체 매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잠자는 공룡' MS를 춤추게 한 나델라의 남다른 철학으로는 공감 리더십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뇌성마비 아들을 키우며 공감능력을 체득했다는 그는 "공감은 다양한 가치를 가진 직원들을 융화하도록 하면서 소비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다. 또 혁신에 대한 영감도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델라는 이러한 공감 리더십을 바탕으로 윈도의 경쟁 운영체계인 리눅스와 협력을 선언했다. 윈도와 리눅스의 오픈소스를 활용해 MS는 클라우드 시장 장악력을 높여나갔다. 애플, 구글과도 경쟁 대신 공존을 선택했고, 이는 오히려 시장에서 성장하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것이다.

    MS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지금까지 이어온 성장세에 전혀 문제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회계연도(FY20) 1분기(2019년 7~9월) M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331억달러(약 38조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321억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21% 늘어 107억달러(약 12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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