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시작도 못한 압구정도 폭격한 정부… 앞으로 보게될 3가지 풍경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9.11.07 11:15

    정부가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성동·용산구의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서울 주택시장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강력한 규제로 분양가 상승 움직임은 당분간 멈출 것으로 보이지만,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선 상한가를 최대한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의 반작용으로 풍선효과와 청약과열 등의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의 약발이 그대로 먹혀들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조선일보DB
    ◇서울 상징적인 곳 눌러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일반분양은 대부분 이번 정부 임기 이후에 나올 전망이다. 강남구 압구정·일원·대치·도곡·삼성·역삼·청담동 등과 송파구 가락·송파·방이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용산구 한남동이 그런 곳이다.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어 이들을 놔둬도 분양가가 당장 시장에 반영되는 곳이 아니다. 심지어 대치동 은마·선경, 압구정동 현대, 여의도 재건축단지 등은 아직 조합설립도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가 이들을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한 건 이런 곳을 그대로 두면 주택시장에 ‘불똥’이 튄다고 여겨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의 미비한 점을 이용해 재건축 아파트를 임대주택으로 통매각하는 시도를 하고, 건설사끼리 경쟁이 붙으며 재개발구역 일반분양가를 강남의 1.5배 정도 되는 3.3㎡당 7200만원까지 제시하는 사례 등이 주택시장의 투자심리를 자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초기 단계라고 하더라도 서울의 상징적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규제하면 어느 정도 투자심리를 가라앉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 셈이다.

    ◇재개발·재건축 꼼수 늘고 청약 과열·풍선효과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한제가 단기 약발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간 정부가 쏟아낸 8·2대책, 9·13 대책 등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도 수요자들은 빈틈을 찾아냈고, 시장은 다시 과열됐다.

    상한제 시행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주택시장 변화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다. 먼저 재개발·재건축은 대형 면적 비중을 높이고, 소형 면적 비중을 최소화해 일반분양을 줄여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분양을 통해 조합원이 기대하는 수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라 개발이익을 조합원 몫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비사업을 통해 나오는 공급물량이 줄면서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른바 ‘로또’가 된 서울 분양 아파트를 노리는 수요자가 몰리며 청약시장은 더 과열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LTV)이 40%로 막혀 있어 현금 동원력 있는 부자들이 이 물량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분양가가 낮아진다고 해도 집값의 60%인 수억원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에 청약이 쏠리면서 분양시장 과열을 부추겨 로또 청약 논란을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풍선효과 ‘우려도 있다.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경기도 과천이나 분당, 광명 등의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 같은 지방에 투자 수요가 옮겨갈 우려도 있다. 실제로 최근 부산은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실수요자가 살아나는 분위기인데다 새 아파트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부산은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분양시장에 직접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1순위 요건, 가점제 비율, 재당첨제한, 전매제한 등의 완화로 청약수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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