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 지역구' 일산·'격전지' 부산…"조정지역 해제, 총선용 카드?"

입력 2019.11.06 16:53 | 수정 2019.11.06 17:43

"부산·일산은 부동산 가격 하락" 설명에도 정치적 배경 추측
동작 흑석·과천 등 분양가 상한제 미적용에도 의구심 쏟아져

경기 고양시 일부지역과 부산 3개구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것을 두고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6개월 앞둔 상황에서 나온 선심성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고양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일산서구·고양 정)다. 김 장관은 이 곳에서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부산은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지역 중 한 곳이다.

국토교통부는 6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김현미 장관 주재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를 열고 부산 동래·수영·해운대구 등 3개구와 경기 고양·남양주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이번 해제 조치는 오는 8일부터 효력이 생긴다.

국토부는 주정심에서 "해당 지역의 집 값이 충분히 안정화됐기 때문"이라며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유를 제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부산 동래·수영·해운대구는 최근 1년간 주택가격 누적 변동률이 각 -2.44%, -1.10%, -3.51%, 경기 고양시의 주택가격 누적 변동률도 같은 기간 -0.96%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격 흐름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가 정치적인 배경에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현재 정권을 쥔 정부 여당이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카드 중 하나로 꼽혀왔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제한되고, 청약과열지구와 똑같은 청약 규제를 받는데, 이 같은 제한이 풀려 해당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주정심을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는 국토교통부에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신청한 지자체 가운데 용인시의 기흥구·수지구 지정 해제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지구도 집 값만 놓고 보면 오랜 기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지역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인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지 1년도 안 됐고, 7월부터 집 값이 상승세이기 때문에 좀 더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6일 정부세종청사 중회의실에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었다./연합뉴스
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황에서 경기 고양은 정부와 여당에 중요한 거점이다. 고양은 문재인 정부 내각의 장관급 인사를 두명이나 배출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김 장관 뿐 아니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고양 병)의 지역구도 경기 고양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정부가 1기 신도시인 일산에서 가까운 창릉지구를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서 고양시에서는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여론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에 최근 들어 이 지역 민심을 달랠 수 있는 굵직한 정책들이 쏟아졌다. 파주 운정에서 시작해 일산 킨텍스를 지나는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A노선이 이제 막 삽을 뜬 상황에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수도권 서부 지역에 GTX D 노선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주변부 교통 인프라 개선 호재를 연이어 공개했다.

이번에 동래·수영·해운대구 등 3개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도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곳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민심이 정부·여당에 부정적인 기류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PK 지역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지만 조 전 장관 관련 논란으로 하락하는 정부·여당에 대한 기대감을 막기엔 대통령 지지율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조 전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컸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14일 발표한 ‘조국 장관 거취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PK지역은 퇴진(62.9%) 여론이 유지(34.9%)보다 두배 가까이 많았다. 전국 조사 결과에서는 퇴진이 55.9%, 유지가 40.5%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이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 엿보인다.

서울 시내 중에서도 가격이 비교적 많이 오른 지역인 서대문구, 동작구, 경기 과천 등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 빠진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동작구의 경우 김의겸 전(前) 청와대 대변인이 전 재산을 투자해 상가주택을 구입한 서울 흑석9구역이 포함돼 있는 곳이다. 과천과 서대문구는 모두 현재 여당 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특히 과천의 경우. 김현미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과천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어갔다"고 언급하면서 분양가 상한제 도입 당위성을 강조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결정의 일관된 기준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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