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중요하지만… 부동산시장에 기름 부을까 '우려'

조선비즈
  • 유한빛 기자
    입력 2019.11.06 13:08 | 수정 2019.11.06 13:15

    정부가 부산과 경기 고양, 남양주 등에 대한 규제를 일부 거둬들였다. 지역 경기 침체와 부동산 거래 급감에 따른 세수 부족 등을 우려하던 지방자치단체들의 숨통을 틔워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전국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를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는 6일 지자체들의 조정대상지역 해제 신청 내용을 검토하고, 오는 8일을 기점으로 부산의 조정대상지역 전부와 경기 고양·남양주 일부를 지정 해제한다고 밝혔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25개구 전역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남양주·동탄2·광명·구리·안양 동안구·수원 광교지구(영통구)와 팔달구·용인 수지구와 기흥구, 부산 동래·수영·해운대구, 세종시 등 42곳이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제한되고, 청약과열지구와 똑같은 청약 규제를 받는다.

    지난해 4개구가 규제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은 이번에 동래·수영·해운대구까지 모두 풀렸다. 부산시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10주 연속 하락세인데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게 급하다는 근거를 들어 나머지 지역의 지정 해제를 요청했다.

    고양은 삼송택지개발지구, 원흥·지축·향동 공공주택지구, 덕은·킨텍스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남양주에서는 신도시가 조성된 다산동과 별내동을 제외한 전역이 지정 해제됐다. 고양시는 3기 신도시가 발표된 여파로 집값이 약세인 일산신도시의 상황 등을 근거로, 남양주시는 미분양 아파트 급증에 따른 부담을 호소하며 지정 해제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기준은 직전 3개월 동안 주택가격상승률이 해당 시·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 넘게 상승했고 △주택이 공급된 최근 2개월 동안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초과했거나 △3개월 동안 분양권 전매 거래량이 직전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했거나 △시·도별 주택보급률이나 자가주택비율이 전국 평균 이하인 경우다. 이번에 지정 해제된 부산과 고양, 남양주 등은 조정대상지역 중에서도 집값이 하락하던 지역이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경기도 주간아파트매매가격은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약 3개월 동안 평균 0.40% 상승했지만, 남양주(0.10%)와 고양(-0.65%)은 이 같은 분위기를 타지 못했다. 특히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최근 3개월 동안 아파트값이 각각 0.72%, 0.99% 떨어졌다. 같은 기간 부산 아파트값이 평균 0.88% 하락한 가운데 동래구(-1.07%), 해운대구(-0.90%), 수영구(-0.61%) 등도 약세를 보였다.

    지정 해제를 신청한 모든 지자체가 웃지는 못했다. 용인시는 최근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점을 들어 기흥구와 수지구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세종시도 최근 2년 가까이 주택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지방세 수입이 급감했다고 호소했다. 지난 8·2 부동산대책 당시 서울 외 지역으로는 유일하게 투기지역으로도 지정된 탓에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제한, LTV·DTI 40% 적용 등 고강도 규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 세종시 아파트값은 평균 0.20% 하락했다. 하지만 전국구 투기가 이뤄지는 지역인데다 행정수도라는 상징성이 큰만큼, 지정 해제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일부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것이 자칫 집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까 우려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대신 경기도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나올 수 있어 추가 지정이나 해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해제된 지역이 나왔다"며 "규제 완화로 지방 집값이 오를 경우 부동산시장 분위기 자체가 다시 살아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번에 부분 지정 해제된 남양주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나 지하철 8호선 별내선 연장 등 기반시설 개선 호재가 있어, 별내·다산신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도 앞으로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고준석 동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도 "서울에서 규제 영향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자금이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흘러들어 집값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에 조정지역에서 해제된 곳들은 그동안 공급이 많았던 곳이거나 전반적으로 주택이 노후한 곳"이라면서 "거래의 숨통은 트이겠지만,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다른 지역들이 규제지역으로 추가되지 않은 점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부동산·건설 담당 애널리스트는 "해제된 지역은 해제할 사유가 있다고 보지만, 추가로 조정대상지역 지정 요건에 해당된다고 본 일부 지방광역시들이 이번에 신규 지정이 안된 점을 보면 규제 강도가 예상보다 약한 것 같다"며 "대전이나 광주 등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을 새로 규제 대상으로 추가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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