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IMO 2020 시행 4년 유예”…‘LNG선 수혜’ 韓조선사 영향은?

조선비즈
  • 이선목 기자
    입력 2019.11.06 06:00

    러시아가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유량 기준을 대폭 낮추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 적용 시점을 당초 계획된 2020년 1월에서 4년 미루는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 자국 해운사에 부담이 된다는 게 그 이유다. 러시아가 IMO 2020 적용을 미룰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도입 연기를 선언하는 국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선박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밑돌아 국내 조선사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러시아는 IMO 2020 규제 적용 시점을 2024년으로 부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로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최근 미국 블룸버그에 "러시아 영해에서 운항하는 선박에 대한 IMO 규제 적용을 2024년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IMO 2020 시행 직후 연료유 가격 급등으로 선주들이 겪을 재정 압박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 수역에서는 IMO 2020 규제를 준수하겠다고 했다.

    유엔(UN) 산하 IMO는 오는 2020년 1월 1일부터 국제 항행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유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IMO 2020 규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선박유의 황 함유량 허용치는 현행 3.5%에서 0.5%로 제한된다. 이 규제에 저촉되는 선박은 174개 IMO 회원국의 항구 입항이 불허된다.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해 지난 7월 러시아 소브콤플로트사에 인도한 11만4000t급 LNG 추진 원유 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IMO 측은 러시아의 결정에 대해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IMO 대변인에 따르면, 회원국은 개별적으로 IMO 2020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러시아처럼 규제 적용을 지연하거나 규제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IMO 차원에서 별도 제재를 가하지는 않는다.

    러시아의 결정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벨로루시, 아르메니아 등 다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국가 중 바다와 맞닿아 있는 연안국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뿐이다.

    IMO 규제에 회의적인 국가는 러시아 뿐만이 아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지난 7월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자국에서 IMO 2020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지난 달 결정을 철회했다. 러시아의 이번 결정으로 IMO 2020 시행 여부를 놓고 눈치 싸움을 하던 국가들이 비슷한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IMO 2020 규제 도입 연기가 국내 조선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다. 일단 국내 조선업계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련 업계는 규제 준수를 위해 △저유황유 사용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 설치 △LNG연료추진선 운용 등 대응책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LNG선이 주목받는 건 황산화물 배출량을 100% 가까이 줄일 수 있고 저유황유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코트라는 ‘글로벌 친환경 선박기자재 시장동향 및 해외시장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 세계 각국에서 발주되는 선박 10척 중 6척 이상이 LNG선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 제조 기술에서 글로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수주도 활발하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 달 말레이시아 선사인 MISC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지난 달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MO 2020 채택에 있어 국가별 의향 보다는 국내 조선사의 고객인 주요 항만과 단골 우량 선주·선사들의 의향이 더 중요하다"며 "이미 세계 각국에서 LNG선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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