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올랐으니 주유소 접어볼까… 한강변 주유소 줄줄이 역사속으로

조선비즈
  • 김민정 기자
    입력 2019.10.30 06:00

    서울 시내 핵심 입지의 주유소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다. 주유소를 헐고 오피스텔이나 오피스 빌딩을 지으려는 것인데, 특히 한강 조망권까지 확보되는 알짜배기 입지인 한강 다리 근처 주유소에서 사업이 활발한 추세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 있는 ‘용일주유소’는 지난달 ‘12월 20일까지만 영업합니다’라고 적은 현수막을 내걸고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고급 오피스텔 또는 업무용 빌딩 건설이 추진된다.

    용일주유소는 한강대교 북단 한강로에 있다. 한강로에는 최근 몇년 사이 대기업 본사가 여럿 입주했다. 주유소 건너편에는 LG 유플러스 본사가 건물을 새로 지어 들어왔고 용산역 아이파크몰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주했으며, 아모레퍼시픽 새 사옥도 가까운 곳에 있다.

    내년에는 건너편 신축 건물에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들어올 예정이다. 새 건물이 잇달아 들어서고 내로라하는 기업도 속속 들어오다 보니 주유소를 하기에는 아까운 땅이 돼버린 것이다.

    용산구 한강로3가에 있는 ‘한강로 용일주유소’ 폐업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민정 기자
    서울 마포구 합정동 382-20에 있는 ‘SK합정주유소’도 오피스텔로 옷을 갈아입는다. SK합정주유소가 있던 대지면적 7만2260㎡(2만1859평) 자리에는 지하 2층~지상 20층 오피스텔 144실과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은 양화대교 북단에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곳이다. 여기에 서울지하철 2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더블 역세권이어서 역시 주유소를 하기에 아까운 자리로 평가받은 셈이다.

    지난해 말 분양한 광진구 자양동 ‘더라움 펜트하우스’도 청담대교 북단에 있던 SK청담대교주유소를 헐고 짓는 오피스텔이다. 전용면적 58~74㎡ 분양가가 10억원이 넘는 고급 오피스텔임에도 3개월 만에 계약이 마무리됐다.

    주유소 사업 환경이 나빠진 것도 주유소를 재개발하는 요인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으로 최근에는 대기업 직영 주유소마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일이 많아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등록된 국내 주유소는 약 1만1502개로, 지난해보다 240여곳이 줄었다. 전국 주유소 수가 정점을 찍었던 2010년(1만3237개)과 비교하면 1700여곳이 사라진 상태다. 서울 시내 주유소는 약 498개로, 2010년과 비교하면 128곳이 문을 닫았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주유소 부지 자체가 차량 진·출입이 편한 대로변에 있어서 노른자 땅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근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 규제로 주거형 부동산 투자가 주춤하고,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눈이 쏠리면서 주유소가 있던 자리에 빌딩이 들어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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