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탈원전 적자에… 전기차 충전료 2배 뛸수도

조선일보
  • 안준호 기자
    입력 2019.10.23 03:13

    연말이면 특례 요금제 종료… 할인혜택 연장할지 미지수
    정부는 "비용·편익 검토해봐야"

    전기차 충전 요금 할인 금액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도입한 전기차 충전 요금 할인 혜택 종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가 이와 관련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력은 정부 정책에 따라 2017년 1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 3년간 전기차 충전기에 부과하는 기본요금은 전액 면제해주고, 충전 전력 요금은 50% 할인해 주고 있다. 그러나 한전이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연장하지 않으면,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전기차 충전 요금은 지금의 2배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미래차 산업 발전 전략'에서 2030년 국내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24.4%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전기차의 최대 메리트는 900만원에 달하는 구매 보조금과 낮은 운영비다.

    그러나 최근 구매 보조금이 주는 추세인 데다 전기차 충전 요금까지 오를 경우 전기차 보급 확대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탈(脫)원전·재생에너지 정책으로 '적자의 늪'에 빠진 한전이 전기차 충전 요금 할인 혜택을 연장할 여력이 없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친환경 정책을 편다며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고 있지만, 탈원전의 '역설' 때문에 전기요금 할인을 통한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친환경 정책이 꼬이고 있다.

    한전이 전기차 충전기에 부과하는 기본요금은 완속 충전기는 1만6660원, 급속 충전기는 11만9000원이다. 사용한 만큼 내는 충전 전력 요금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른데, 1kWh당 52.5~244.1원이다. 할인 전에도 1kWh당 93.3~280.6원인 주택용 전기요금보다 쌌다.

    지금까지는 기본요금 전액 면제, 충전 전력 요금 50% 할인 혜택을 줬지만, 내년부터는 기본요금이 원래대로 부과되고, 충전 전력 요금은 2배가 되기 때문에 전기차 충전 요금은 현재의 2~3배 수준으로 뛸 전망이다. 한전 관계자는 22일 "할인 혜택을 연장할지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전이 2017년 1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할인해 준 전기차 충전 요금은 411억원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9285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 요금이 오르면 전기차 보급 확대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요금 할인 혜택 종료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아무것도 없다"며 "한전이 관련 안(案)을 마련해 오면, 요금제의 효과, 비용과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탈원전으로 비싼 LNG와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 한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정부는 총선 전까지는 전기요금을 안 올리겠다는 명분만 내세우고 있다"며 "정작 필요한 전기요금 정책적 수단조차 정치 논리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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