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 수익 P2P 상품 사라질까…업계, 후순위 상품 제도화 건의

조선비즈
  • 이윤정 기자
    입력 2019.10.21 11:00

    P2P금융 업계, 비공개 간담회서 6개 사안 건의
    "선순위·후순위 상품 판매 허용, 법에 명시해야
    수수료 부과방식 제한 과도…업계 자율 맡겨야"

    제도권 금융 편입을 앞둔 P2P(개인 간 거래)금융 업계가 상품을 ‘중위험-중수익(선순위)’, ‘고위험-고수익(후순위)’으로 나눠팔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지금도 선순위, 후순위로 나뉜 상품이 있긴 하지만, 법제화 이후 금지될 소지가 있어 이를 명문화 해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대출자들이 원활하게 P2P금융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고, 투자자들도 리스크에 맞게 맞춤형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P2P금융 업계 간담회에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준비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총 6개 사안을 건의했다. P2P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건의한 6가지는 P2P금융업 발전을 위한 최소 요건"이라며 "이번 간담회에 80여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이 건의안에 대해서만큼은 이견이 없을 정도로 우선순위 없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성수(오른쪽 두번째) 금융위원장이 9월 3일 열린 P2P금융 제정법 관련 토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금융위 제공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제12조 7항에 따르면, 연계투자와 연계대출의 만기, 금리, 금액을 다르게 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고 대통령령으로 예외를 정할 수 있다. P2P는 돈이 필요한 사람과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을 이어주는 플랫폼인데, 현행 법으로는 양쪽에 같은 금리 및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연 10% 금리로 빌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투자자에게도 100만원, 연 10%를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업계는 투자와 대출의 금리를 다르게 책정할 수 있다면 투자자 이익 향상과 투자자 보호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투자상품을 각각 금리가 다른 선순위, 후순위로 나눠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만약 100만원을 연 10%에 빌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투자자를 모집할 때 선순위 90만원, 후순위 10만원으로 나누는 식이다. 이경우 선순위 금리는 8.9%(이자 8만원), 후순위 금리는 20%(이자 2만원)로 책정될 수 있다. 원래대로라면 10% 금리에 따른 총이자 10만원을 선순위와 후순위 투자자가 각각 9만원, 1만원을 가져가야 하지만, 위험 가중치에 따라 후순위 금리를 더 높인 것이다.

    업계는 자기 투자가 이번 법제화를 통해 허용되는 만큼, 향후 후순위에 직접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 P2P업체 대표는 "투자자를 유치할 때 과제는 해당 채권이 괜찮은지 여부를 증명하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해당 업체가 직접 투자하고, 나아가 후순위로 투자하겠다고 하면 선순위로 들어가는 투자자 측면에선 신뢰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P2P업체 대표 역시 "업체가 자기 돈으로 후순위를 막는 만큼 해당 채권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며 "업계가 건의할 게 아니라 오히려 당국이 강제해도 좋은 조항"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들이 후순위로 투자해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을 막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는 취지로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과제는 이번 간담회에서 처음 제기된 만큼 긍정적, 부정적인 면을 모두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업계는 수수료 부과 방식과 한도 등에 대해 업계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P2P금융은 플랫폼 이용 수수료가 유일한 사업모델인 만큼 P2P금융업 특성에 맞게 수수료 부과 방식과 한도 등도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P2P금융 플랫폼 확장을 위해 대출중개업, 신용정보업, 마이데이터사업 등을 할 수 있도록 겸영업무와 부수업무 규제도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업계는 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의 겸영업무·부수업무에 대한 포괄적인 허용 ▲고객 계약 체결시 비대면 전자적 방식 허용 ▲원리금수취권 양도 허용 범위를 폭넓게 인정 ▲사모펀드,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업자 등 모든 금융기관이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허용 범위 관련 하위 규정 마련 등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시행령 마련 과정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까지 P2P 법이 통과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시행령 초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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