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성 3호기 원전 핵심설비 '습분분리기'에 중대 결함…"가동중단 땐 월 210억씩 손실, 수리에 2~3년 걸릴 수도"

입력 2019.10.18 11:43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지난달 10일부터 계획예방정비 중인 월성 3호기 원전의 핵심 설비 중 하나인 ‘습분분리기'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고 18일 복수의 원자력 업계 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따라 월성 3호기 정비 기간이 당초 예정된 45일보다 길어지고, 전기 생산 중단에 따른 대규모 손실 발생이 예상된다.

경북 경주에 위치한 월성 3호기 원전의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월성 3호기에서 결함이 발견된 증기발생기 내 ‘습분분리기’는 원전의 핵심 설비로, 원전에서 수분(습분)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습분분리기가 포함된 증기발생기는 원전에서 증기를 만드는 설비다. 터빈으로 공급하는 증기의 수분 농도는 0.25% 이하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터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 수분이 일정 비율 이상 잔류하지 않도록 조정해 주는 장치가 습분분리기와 건조기다.

결함은 월성 3호기 증기발생기 4대의 1차 습분분리기 264개 중 19개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형 철판인 상부덮개에 침부식 열화가 발견됐다. 한수원은 현재 증기발생기 1차 습분분리기의 열화 원인 분석, 복구방안 검토, 확대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습분분리기 정비범위, 자동절단 및 용접 등 장비 개발, 자재 수급 등을 검토하는 것이다. 동시에 한수원은 두산중공업에 습분분리기 전량교체를 포함한 정비물량별 소요금액 산출을 요청했다.

한수원 측은 "원인분석과 확대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복구방안을 결정할 것"이라며 "교체범위에 따라 정비기간은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결함 발견으로 월성 3호기는 정비 기간이 당초 계획했던 45일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월성 3호기는 하루 약 7억원 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가동을 한 달만 멈춰도 21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당초 예정된 월성 3호기 정비 기간은 이달 25일까지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시뮬레이터 시연 모습./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
월성 3호기 정비기간이 연장될 경우 한국전력은 LNG 발전소 등에서 원전보다 비싼 전기를 구매해야 하므로 적자가 더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월성 3호기의 결함 시정에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한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원전 출력을 100%에서 70~80%로 낮춰 운영할 경우 습분분리기의 성능저하가 터빈에 문제를 주지 않을 정도의 결함이라면 출력을 낮춰 운영하면서 필요 자재를 수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증기발생기를 통째로 교체할 정도의 결함으로 진단되면 정상 가동까지 2~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습분분리기 손상이 방사선 물질을 외부로 유출하는 안전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다만, 문제는 월성 3호기의 30년의 운영허가기간이 2027년말 끝난다는 점이다. 운영 기간이 9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결함을 고치기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경제성 분석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습분분리기 손상이 안전과는 무관해도 발전소 운영에 경제적 손실은 야기할 것"이라며 "이번 결함이 원전을 재가동하며 시정할 수 있는 정도라도 탈원전 정책 상황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원전 재가동을 승인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수원 또한 운영허가 기간이 9년 남은 원전에 대규모 수리 비용이 든다면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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