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못사도 부동산에 투자는 한다… 짭짤한 리츠 아시나요?

조선일보
  • 이기훈 기자
    입력 2019.10.16 03:10

    [은행 이자 1% 안되는데… 5~7% 배당 수익, 공모리츠 집중 분석]
    - 중위험 중수익 상품
    여러 투자자의 소액 모아서 부동산이나 관련 증권에 투자
    롯데 리츠 청약 63.3대 1 '흥행'
    주요 공모 리츠 주가 40% 상승
    - 원금 못챙길 수도
    정부 내년부터 세금 낮출 방침
    연내 상장 NH리츠 등 대어 주목… 경기 침체에 원금 손실 가능성도

    '63.3대1'.

    국내 최대 규모의 공모 리츠(REI Ts·부동산 투자신탁)가 될 전망인 롯데리츠가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마감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63.3대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 리츠 사상 최대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반 투자자 청약 물량(지분 35%)에만 4조7600억원이 몰렸다.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시장의 부동 자금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①저금리의 장기화에 따른 대체 투자 수요의 증가 ②세제 혜택 등 우호적인 규제 환경 ③연이은 대어(大魚)급 리츠의 상장이라는 세 박자가 어우러지면서 '공모 리츠의 전성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부동산은 못사도 부동산에 투자는 한다… 짭짤한 리츠 아시나요?
    /그래픽=양진경
    저금리 장기화에 공모 리츠 고공 행진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관련 증권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을 정기적으로 배당 방식으로 돌려받는 것을 말한다. 안정적으로 배당 형식의 소득(income)이 창출되기 때문에 '중수익 중위험' 상품으로 꼽힌다. 게다가 나중에 건물을 팔아 시세 차익까지 거둘 가능성도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1960년대부터 리츠가 등장해 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001년부터 리츠가 선보였다. 그러나 여태껏 일반 투자자에게는 낯선 상품이었다. 그간 대부분 리츠가 기관투자자와 초고액 자산가만 투자하는 사모·비상장 위주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공모·상장 리츠가 서서히 등장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공모 리츠는 증권거래소에서 일반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고 소액으로도 투자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커피 한 잔 값(5000원대)으로 오피스 빌딩·호텔·백화점 등을 일부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리츠의 매력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한다. 은행에 돈을 넣어놔도 1%대 이자를 받기도 어려운데, 주요 상장 리츠에 투자하면 5~7%대 배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금리 인하 시에는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리츠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한국 증시가 부진하다는 것 역시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리츠를 찾는 수요를 늘렸다.

    롯데리츠, 역대 리츠 최대 청약 경쟁률 기록 외
    실제 주요 공모 리츠의 주가는 고공 행진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리츠 시가총액 1위인 이리츠코크렙의 주가가 올 들어 40.9% 뛰었다. 시총 2위인 신한알파리츠는 올 들어 42.7% 상승했다. 주요 부동산·인프라·고배당주에 골고루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은 지난 7월 14일 상장 이후 약 3개월 만에 5.7% 수익률을 거뒀다.

    공모 리츠 투자 시 분리·저율 과세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공모 리츠·펀드 활성화 방안' 역시 공모 리츠 시장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정부는 작년 말 기준 6조원 규모인 공모 리츠·펀드 시장 규모를 2021년까지 6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세제 혜택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핵심은 공모 리츠 투자 시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분리 과세다. 정부는 최근 공모 리츠에 5000만원 한도로 3년 이상 투자할 경우에는 배당 소득에 대해 분리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중 시행이 예상된다. 현재 이자나 배당 등으로 버는 금융 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6~42%)로 누진 과세된다. 공모 리츠에서 나오는 배당은 여기에 합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분리 과세하는 세율도 낮춰 주기로 했다. 이자·배당 등에서 나오는 금융소득에는 원래 14% 세율이 적용된다. 그런데 공모 리츠 배당소득에는 9% 세율만 매기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5000만원을 공모 리츠에 투자해 8.5%의 배당 수익률(작년 리츠 평균 수익률), 32.6%의 매각 차익(작년 리츠 평균 청산수익)을 거뒀다고 가정할 경우, 일반 상품 대비 2.3%포인트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이번 방안을 계기로 향후 2~3년은 공모 리츠·펀드의 황금기가 될 전망"이라고 했다.

    연이은 '대어급 공모 리츠' 출격

    이 같은 우호적인 환경 아래에서 '대어급 공모 리츠'가 연이은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리츠코크렙·신한알파리츠 등 시총 수천억원대 공모 리츠가 나와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 리츠인 롯데리츠도 이달 중 상장 예정이다. 롯데리츠는 롯데마트·백화점·아울렛 등에 골고루 투자해 공모가 대비 6.3~6.6%의 배당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NH리츠(공모 규모 1000억원), 이지스 밸류플러스리츠(공모 규모 2350억원) 등이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 상장 리츠가 공모가 대비 배당수익률을 5~6%대로 제시할 예정이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대폭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리츠가 주식에 비해 위험이 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격 변동성이 있는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공모 리츠 가운데서도 케이탑리츠·모두투어리츠 등은 연초 대비 주가가 떨어졌다. 일반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정부 정책 등에 따라 가격이 흔들릴 수 있고, 경기 침체 시에는 임대·매각 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지분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임대수익·매각차익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공모 리츠는 상장되어 주식처럼 거래된다. 소액으로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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