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략물자 관리 17위… 일본보다 잘해"

조선일보
  • 최현묵 기자
    입력 2019.10.07 03:34

    전략물자관리원장 방순자

    "북한이 쏜 미사일에서 한국 부품 나오는 사태 막으려 그만큼 노력해온 결과"
    37년간 산자부서 근무… '9급 공무원' 또 하나의 성공신화

    "한국은 일본보다 전략물자 수출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 온 나라이고,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북한·중국과 가까이 있다 보니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물품 수출을 엄격하게 관리해 온 겁니다."

    방순자(60) 전략물자관리원장은 4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 16층 원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5월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전략물자 관리제도 평가 순위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ISIS는 200개 국가 중 한국을 17위, 일본을 36위로 평가했다.

    방 원장은 "우리는 전략물자가 적성국이나 테러 단체에 넘어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왔다"며 "북한이 쏜 미사일에 '메이드 인 코리아' 부품이 발견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온 것"이라고 했다. 전략물자는 무기용으로 쓰일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말한다.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미사일 등이 대표적이다. 또 민수용과 군수용으로 함께 쓰이는 이중 용도 품목도 전략물자에 속한다. 일본이 지난 7월 한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한 불화수소가 대표적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과 생화학무기 제조에 모두 사용될 수 있다.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장은 4일 본지 인터뷰에서 “전략물자관리원은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기관이 아니라 기업을 도와주기 위해 존재한다”며 “어떤 품목이 전략물자에 해당하는지 기업에 잘 알려줘서 수출 과정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장은 4일 본지 인터뷰에서 “전략물자관리원은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기관이 아니라 기업을 도와주기 위해 존재한다”며 “어떤 품목이 전략물자에 해당하는지 기업에 잘 알려줘서 수출 과정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방 원장은 "한국이 일본보다 앞선 이유는 법령과 제도, (불법 무기) 확산 자금 조달 방지 능력에서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라며 "일본이 우리나라의 전략물자 관리 체제가 미흡하다며 수출 규제를 가한 것이 근거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자료"라고 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어떤 제품이 전략물자에 속하는지 판정하고, 수출 업체에 전략물자 관리 체제를 교육하며, 국제적인 수출 통제 체제에 참여해 협의하는 일을 맡고 있다.

    원장실 3분의 1로 줄여 직원 회의실로

    방 원장의 사무실은 서너 평 정도로 협소했다. 원장 책걸상, 5인용 회의 탁자, 그리고 책장 등 단출한 비품밖에 없는데도 비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방 원장은 "원장이 되고 나서 원장실을 3분의 1로 줄이고, 대신 회의실을 만들었다"며 "공공기관 원장실 가운데 이 방이 가장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출신인 방 원장은 숙명여고·동덕여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입학 전 재수생 시절이던 1979년 9급 공채에 합격해 37년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근무하며 비(非)고시 출신으로 드물게 과장직까지 올랐다. 방 원장은 "당시엔 본부에 9급 공무원을 위한 자리가 없었지만, 장관님이 자리를 만들어줘 본부에 배치된 첫 9급 공무원이 됐다"고 했다.

    방 원장은 기획관리실에서 대통령과 국회 보고 자료 작성을 도왔고, 능력을 인정받아 공무원 생활 20년 만인 1999년 사무관이 됐다. 이후 수출입조사과·조사총괄과 사무관 등을 거쳐 2007년 산업부 무역구제정책팀장, 덤핑조사과장 등을 거쳤다. 방 원장은 "중국산 마늘 파동, 중국산 H형강 관세 부과, 일본산 공기압 밸브 관세 부과 등 굵직한 통상 이슈에도 모두 관여했다"고 말했다.

    "전략물자 관리 일원화해야"

    대부분 국가에서 전략물자 관리는 하나의 국가기관이 담당한다. 미국은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 일본은 경산성에서 업무를 총괄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략물자 관리를 3개 기관이 나눠 맡고 있다. 핵·원자력 관련 기술 등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무기 관련은 방위사업청이, 나머지 3분의 1 정도를 전략물자관리원이 담당하고 있다. 3분화된 전략물자 관리 체제는 최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강화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방 원장은 "일본이 '한국 관리 체제 미흡'의 근거로 전략물자관리원의 관리 인력이 적다는 점을 들고 있다"며 "하지만 전략물자관리원과 원안위, 방사청의 관리 인력을 모두 합하면 일본 경산성의 전담 인력보다 더 많다"고 했다.

    무기의 첨단화로 군수용·민수용의 구분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나라도 전략물자 관리 체제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 원장은 "우리 기업에 전략물자 수출에 관한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략물자 관리 체제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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