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스타트업] “국내 최초 반려견 용품 맞춤 배송… 매월 20% 성장”

조선비즈
  • 박원익 기자
    입력 2019.10.06 11:00

    더식스데이 구원회 대표 인터뷰
    맥킨지 관두고 반려견 용품 정기 배송 서비스 ‘돌로박스' 선봬
    데이터 기반 선택형 정기 배송으로 월 20%씩 성장

    "가을에 반려견을 자주 산책시키다 보면 발바닥이 말라서 가뭄 든 논처럼 갈라질 수 있습니다. 반려견은 코, 혀, 발바닥으로만 땀을 배출하고 체온 조절을 하기 때문에 보습이 중요하죠. 계절에 따라 적절한 영양소가 들어간 식품, 맞춤형 용품이 필요합니다."

    지난 2일 만난 구원회 더식스데이 대표는 "반려견을 건강하게 양육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려견을 기르는 인구가 매년 빠르게 늘며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이했지만, 그만큼 준비 없이 반려견을 입양하는 사례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구원회 더식스데이 대표. /더식스데이 제공
    2017년 6월 펫테크(Pet Tech) 스타트업 더식스데이를 창업한 구 대표는 그해 9월 간식, 장난감, 산책용품 등 반려견 관련 용품을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반려견의 삶과 복지도 사람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뜻에서 정기 배송 서비스명을 ‘돌로박스(DOLOBOX)’로 정했다. 인생은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란 뜻의 ‘욜로(YOLO)’에서 앞글자만 ‘Dog’로 바꿨다.

    돌로박스는 구 대표의 뼈아픈 경험에서 비롯됐다. 기르던 반려견이 닭가슴살 간식을 좋아해 자주 먹였는데, 심부전증을 앓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병이 악화한 것이다.

    "단백질 함량이 많은 간식을 주면 안 좋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결국 제가 기르던 반려견은 무지개다리를 건넜죠.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이 저처럼 실수나 오류를 저지르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논문도 찾아보고, 수의사도 만났습니다."

    그때 만난 수의사가 더식스데이의 공동창업자가 됐다. 현재는 임상뿐 아니라 영양, 행동 등 각 분야 전문 수의사를 자문위원으로 두고 있으며 계절, 영양, 친환경 조건에 맞춰 기획한 반려견용 용품이 70여 종에 달한다. 자체 브랜드를 붙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 고객 주문 일정에 맞춰 냉장 배송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원들이 꼼꼼히 챙긴다.

    가격도 경쟁력 있다는 게 구 대표의 설명이다. 1년 구독할 경우 월 3만2500원에 5~7종의 반려견 용품을 받아볼 수 있는데, 각 상품을 따로 구매할 경우 8만원 이상 든다는 것. 반려견을 기르는 고객들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특히 지난 9월 선보인 ‘선택형 정기 배송’의 반응이 뜨겁다. 미리 구성된 상품을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구성 품목을 일부 변경하고 싶다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일종의 개인화 전략으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다. 재고 관리 등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돌로박스 홈페이지 첫 화면. /돌로박스 홈페이지
    "데이터를 봤더니 고객이 원했던 서비스라는 점이 더 명확해졌습니다. 지난 한 달간 전체 고객 중 70%가 품목 1~2가지를 변경했더군요. 고객이 어떤 상품을 선택해서 받았는지, 상품별 만족도는 어땠는지 등의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고, 상품 기획 단계에서도 고객들의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구 대표는 한국과학영재학교를 거쳐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정통 이과 출신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쿠팡·휠라 등 커머스 업계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가 데이터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활용하게 된 배경이다.

    회사 성장 추세도 가파르다. 서비스를 시작한 후 2년간 매출 기준으로 월 20%씩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7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투자회사(VC)인 빅베이슨캐피탈로부터 투자도 받았다. 현재 직원은 12명, 월 구독자 수는 3000명 수준이다.

    그의 목표는 반려견 시장의 선도적인 브랜드가 돼 ‘돌로박스 하나로 반려견 양육 고민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인정을 받는 것이다. 고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축적한 개인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합한 제품·용품을 제안하는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사업하면서 힘든 일, 고민도 많지만 ‘제품 잘 썼다. 많은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뿌듯합니다. 앞으로 반려견 키우시는 분들이 무언가 필요할 때 포털사이트에서 돌로박스를 검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가면 필요한 게 다 있다. 돌로박스가 만드는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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