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대책 문구 하나에 강남 재건축 대혼란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9.10.06 10:02

    국토교통부가 1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를 담은 부동산 대책에 쓰인 애매한 문구 하나 때문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혼란에 빠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8월 철거가 한창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모습. /김연정 객원기자
    국토부가 지난 1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이하 상한제)를 6개월 유예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시행령 시행 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거나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고, 시행령 시행 후 6개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한 경우 상한제 적용이 제외된다’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8월 상한제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힐 당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재건축·재개발단지라고 하더라도 상한제를 적용할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강남구 삼성동 상아 2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 등의 사업장은 이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분양에 나섰고, 일반분양가가 크게 낮아져 조합원 수익이 줄 것을 우려한 서울 재건축 조합은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 만큼 10·1 대책, 특히 상한제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매우 컸다. 문제는 이 내용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해석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해당 문구 중 어미 ‘(받았)거나’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 아예 다른 내용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국토부가 의미한 내용은 시행령 시행 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단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 ‘모두’ 시행령 시행 후 6개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하면 상한제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단지도 상한제 적용 대상이라는 원래 태도에서 한발 물러나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점이 핵심이다.

    하지만 일부 재건축·재개발 현장 일선에서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단지는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시행령 시행 후 6개월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한 경우 상한제에서 적용된다는 식의 해석이 나오며 혼란이 일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해당 지역 의원실 등에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면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냐"고 묻는 재건축 조합원의 질문이 쇄도했다고 한다.

    따져볼 때 국토부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이미 받은 단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 모두 시행령 시행 후 6개월 이내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이었다면 굳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단지’는 쓸 이유가 없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단지는 이미 관리처분계획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같은 말을 두 번 반복해 헷갈릴 필요가 없는 내용을 굳이 헷갈리게 한 셈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한 조합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얘기도 있는데, 국토부가 중요한 정책을 내면서 혼돈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브리핑을 하면 되겠느냐"며 "언론과 국토부, 의원실 등에 계속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뭐가 맞는 내용인지 찾는 것만으로도 상당 시간 혼선을 빚을 정도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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