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사 설립

조선비즈
  • 박원익 기자
    입력 2019.09.30 06:00

    박용만 회장 차남, 전통산업 혁신 스타트업 관심… 재벌가 모험 투자 전성시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차남인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34·사진)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회사를 설립,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투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설립 자금을 댄 CVC(Corporate Venture Capital·기업형 벤처캐피털) 형태 투자사로, 박 상무가 지난 8월부터 회사 대표 격인 매니징 파트너(Managing Partner)를 맡아 직접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현재 건설, 제조업 등 전통 산업을 혁신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 산하 벤처투자조직 ‘삼성넥스트’, 최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힘을 싣고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 대기업 계열 실리콘밸리 투자 회사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스타트업 성지’ 샌프란시스코에 D20 캐피털 설립

    30일 복수의 벤처투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상무는 올해 8월부터 조성준 제너럴 파트너(General Partner)와 함께 ‘D20 캐피털(D20 Capital, 이하 D20)’이란 이름의 벤처투자회사를 맡아 운영을 시작했다.

    사무실은 트위터, 우버,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스타트업 회사의 본사가 위치해 ‘스타트업 성지’로 불리는 샌프란시스코 시티에 마련했다. 샌프란시스코 시티는 스탠퍼드 대학이 위치한 팔로알토, UC버클리 대학이 있는 버클리, 구글 본사가 자리한 마운틴뷰, 애플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 등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San Francisco Bay Area)’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 시티는 대도시를 선호하는 젊은 개발자들로 인해 스타트업 창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두산가(家) 4세인 박 상무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2013년 두산인프라코어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2018년부터는 전략·디지털 혁신 담당 상무로 승진, 회사의 미래 전략을 만들고 있다.

    조성준 파트너는 서울대 전자공학 석사, 컬럼비아대 MBA 학위를 취득했고 삼성전자와 컨설팅업체 맥킨지를 거친 후 미국 VC(벤처캐피털) 포메이션그룹 등에서 일한 벤처투자 전문가다. 조 파트너는 자신의 SNS를 통해 "D20를 통해 기술 주도 혁신을 추구하는 훌륭한 창업가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가지 전경. /블룸버그
    대기업 대주주 3~4세 모험 투자 러시

    대기업 대주주 3~4세의 벤처 투자, 스타트업 육성은 최근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거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가 4세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4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직접 점검했다. 지난 24일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 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 시켜 나가겠다"며 혁신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타트업 투자나 육성에 직접 관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LS가 3세인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는 2011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 VC를 설립해 투자에 나서고 있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는 2014년 스타트업 창업지원센터 ‘마루180’을 설립, 지금까지 200여 개에 달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의 아들인 정경선 루트임팩트 CIO(Chief Imagination Officer·최고상상책임자) 역시 2012년 비영리사단법인 루트임팩트, 2014년 소셜 벤처 투자사 HGI를 만들어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 콘퍼런스’에서 미주 지역 유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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