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WTO 개도국 특혜유지 고민 필요…국익 우선해 대응"

조선비즈
  • 조귀동 기자
    입력 2019.09.20 08:14 | 수정 2019.09.20 09:16

    "쌀 관세화, 합의 마무리 단계…513% 관세율 유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향후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익을 우선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대외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WTO에서의 개발도상국 특혜 관련 동향 및 대응 방향이 대외경제장관회의 공식 안건으로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WTO 내 개도국 지위가 타당한 지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현행 WTO 협정은 각국이 개도국임을 선언하고, 관세, 수입 쿼터, 보조금 등에서 선진국과 다른 우대조항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이는 다른 회원국도 우대조항 사용을 인정해야만 한다.

    한국은 지난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농업 분야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 때문에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쌀 직불금 등 농업보조금과 쌀 등 농산물 수입 규제가 주로 영향을 받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비교적 발전한 국가'가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90일 시한 내 WTO가 진전된 안을 내놓지 못하면 해당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제시한 ‘비교적 발전한 국가’는 ▲현재 OECD 회원국이거나 또는 OECD 가입절차를 밟고 있는 국가 ▲G20 국가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고소득(high income) 국가로 분류한 국가 ▲세계상품무역(수출과 수입)에서 비중이 0.5% 이상인 국가 등이다. 한국은 이 4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되는 나라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3가지 원칙하에 대응해나가고자 한다"며 "국익을 우선으로 하고, 우리 경제 위상, 대내외 동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모든 요인을 종합적으로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농업계 등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소통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쌀 관세화와 관련해서는 "합의가 마무리 단계"라며 "513% 관세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40만9000톤(t) 규모의 쌀 수입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물리는 저율관세할당물량(TRQ) 제도를 시행하되, 초과분에 대해서는 513%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다만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이 한국 정부의 관세율 선정 방식에 이의를 제기해 왔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경제와 연관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WTO 체제 유지, 강화와 역내 무역체제 가입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제도를 글로벌 통상규범에 맞게 선제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산보조금 제도, 국영기업 지원, 위생검역 강화, 전자상거래 제도 등 4가지 분야에 대해 글로벌 논의 동향, 대응 방향을 논하고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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