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위기 경고한 폴 크루그먼 "韓 단기 경기부양에 주력해야"

입력 2019.09.09 11:59 | 수정 2019.09.09 13:30

"韓 재정여력 충분"…日장기침체, 반면교사로 언급
韓성장률 하락 "기업 투자 줄여…정부, 정책적 개입해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뉴욕시립대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확대될 경우 중국에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한국은 세계 경기침체에 대비해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 ‘2019년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컨퍼런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크루그먼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확전될 경우 중국의 경제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그는 "중국은 그간 신용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오면서 중국 정부가 개입해 여러 불안 요소를 막아왔다"며 "무역분쟁 자체가 확대되면 (위기를 일으키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배운 교훈은 위험요인이 어디든 숨어있다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유럽의 경기불황이 이미 시작돼 세계 경제를 침체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한 즉각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의 예산이 충분한 만큼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단기적인 대응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1990년대 일본은 재정확대 정책이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질문에 "현재 글로벌 경제가 악화되고 있어 지금은 장기 전망보다 즉각적인 조치가 더 필요하다"고 일축하면서 "한국은 경기부양, 확장재정에 필요한 예산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일본은 과거 재정정책을 했음에도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 한국은 이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홍남기(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9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컨퍼런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연 2%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글로벌 교역시장의 분란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를 언급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직접적인 요인은 국제 교역시장의 분란"이라며 "간접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인데, 기업의 입장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투자를 꺼리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기업이라면 투자를 결정하지 않고 관망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며 "자본지출이 약화된 상태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한일간의 무역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국산화하는 조치를 취한데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경제성장에 있어서 이런 분란은 좋지 않다"면서도 "한국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지금 상황에서 공공지출 확대가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저임금 상승은 소비자들의 지출을 늘릴 수 있고 지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돈을 더 쓰게 한다"면서도 "지금은 이런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세계 경기전망이 어두운 때에는 공공지출이 늘어나는 것이 더 좋다.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가 최저임금 상승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선 기조연설에서도 공공투자를 강조하며 "지금은 민간투자가 부족해지는 시기로 이제는 공공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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