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줄기세포만 노리는 형광물질 개발…항암 효능도 갖춰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9.09.05 12:39

    국내 연구진이 선택적으로 암 줄기세포만 추적하는 새로운 형광물질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장영태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 부연구단장 팀이 암 줄기세포를 표적하는 형광물질을 개발하고, 동물 실험에서 항암 치료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폐암 종양 근원세포를 추적하는 근적외선 프로브(탐지체) 개발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종양근원세포로도 불리는 암 줄기세포는 종양을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눈에 보이는 암을 제거하더라도 암 줄기세포가 살아남으면 재발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암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암 줄기세포를 식별해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탐지 기술은 암 줄기세포만을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탐지체가 세포 내부에 있는 암 줄기세포 표적인자로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암 줄기세포에서 ‘HMOX2’라는 단백질이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됨을 확인하고, 표적인자로 삼았다. 그리고 이 표적인자를 찾아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 탐지체를 개발했다.

    근적외선을 뿜는 이 형광물질의 이름은 ‘타이니어(TiNIR)’다. 저농도의 타이니어를 세포에 주입하면 HMOX2 단백질과 결합해 적외선 영역의 형광을 내며 암 줄기세포를 시각화한다.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염색하지 못했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후 생쥐에 타이니어를 직접 주입한 실험에서도 살아있는 암 줄기세포를 선택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물실험에서 고농도 타이니어를 통한 항암 치료 효과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폐암을 유발한 생쥐에게 100μM(마이크로몰 농도)의 고농도 타이니어를 이틀 간격으로 반복 주사했다. 약물을 처리하지 않은 쥐는 종양이 점점 자라나 무게가 1.14g에 이른 반면,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쥐의 경우 종양의 생장이 억제돼 그 무게가 0.16g에 불과했다.

    생존율도 크게 증가했다. 암 발생 85일 이후 폐암 쥐가 생존할 확률은 거의 없지만, 고농도 타이니어를 주사한 경우 생존율이 70%까지 대폭 증가했다. 고농도의 타이니어가 HMOX2의 기능을 억제하고 암 줄기세포의 자살을 유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타이니어는 향후 암의 사후 관리와 치료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 줄기세포가 다른 기관으로 암을 전이시키는데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연구진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암의 전이 능력까지 억제할 수 있는 프로브를 찾아 나설 계획이다.

    장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형광 프로브의 발견을 통해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폐암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도 표적할 수 있음이 확인된 만큼 추가 연구를 통해 범용 암 치료제를 개발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4.695)’ 8월 22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