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한 1위 TSMC의 벽… 파운드리 시장서 횡보하는 삼성전자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입력 2019.09.05 10:05

    삼성전자, 3분기 파운드리 예상 점유율 18.5% 그쳐
    TSMC는 50.5%로 1위 더 공고히…"업력·신뢰의 문제"

    삼성전자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통신칩 등과 함께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핵심사업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정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가시적인 수준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에는 대만 TSMC가 쌓아 온 업력·신뢰의 벽이 견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매출액은 2분기보다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중 업계 1위인 TSMC가 전체 50.5% 비중을 차지하며 1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18.5%로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그래픽=송윤혜
    올해 1분기에만 해도 TSMC의 점유율은 50%가 안 되는 48.1%, 삼성전자는 19.1%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점유율 추이를 보면 TSMC는 되레 점유율이 조금씩 올라갔고, 삼성전자는 횡보하는 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미·중 무역전쟁이 가속화하고 미국이 그중에서도 화웨이를 ‘콕’ 집어 제재하면서 TSMC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인 것이다. TSMC는 화웨이·미디어텍·하이센스 등 중화권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고, 화웨이와 거래를 맺고 있던 공급업체들의 이탈이 이어지던 와중에서도 "우리는 고객과의 신뢰가 더 중요하다. 미국 판매금지 조치 때문에 화웨이 제품 생산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잇따랐다.

    한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TSMC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계속한 것이 고객사인 팹리스(반도체 생산은 하지 않고 설계만 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신뢰를 강화한 계기가 됐다"며 "TSMC만큼 신뢰를 구축하지 않은 4~5위권 UMC(대만)·SMIC(중국)가 주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점유율 수치로까지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이들 업체에 물량을 맡겼던 팹리스들이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한국의 또 다른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 등을 찾아 주문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본질적으로 TSMC와 달리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만 하는 업체가 아니라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TSMC 공장에 가 보면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현판이 걸려있는데 이것이 순수 파운드리의 본질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뿐 아니라 직접 비메모리도 설계해 생산하고 가전·휴대전화 등 전자제품 완성품도 만드는 만큼 팹리스들이 설계도를 내놓고 위탁생산을 맡기기에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현재 자사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팹리스가 설계한 비메모리를 위탁생산만 하는 곳은 TSMC, UMC, DB하이텍 정도가 있다.

    삼성전자도 이런 점을 알고 있다. 2017년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업을 총괄하던 시스템LSI사업부를 시스템LSI사업부(팹리스 역할만 담당)와 파운드리 사업부로 각각 분리해 기술 유출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이유다. 퀄컴·엔비디아·AMD 등 다양한 팹리스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차기 파운드리 ‘고객군’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대만 수도 타이베이 인근 신주(新竹)현에 있는 TSMC 공장. /블룸버그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