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 실적쇼크에 경영권 분쟁까지 ‘이중고’

조선비즈
  • 이창환 기자
    입력 2019.09.01 06:07

    저비용항공사(LCC)가 위기를 겪고 있다. 치열해지는 경쟁과 환율 상승, 한일관계 경색에 따른 일본 여행객 감소로 2분기 LCC 대부분이 ‘어닝쇼크’(실적악화)를 기록했다.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포함된 3분기 성수기에는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여행 보이콧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신규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일부 LCC는 경영권 분쟁으로 기존의 운항 계획 등에 차질이 생겼다. 최악의 경우 면허 심사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무분별하게 LCC 면허를 남발해 LCC 업계 위기가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LCC 맏형 제주항공(089590)은 2분기 27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분기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진에어(272450)(-266억원), 티웨이항공(-265억원), 에어부산(-219억원) 등 대부분 LCC가 2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공급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여행 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황 부진과 환율과 같은 거시경제 변수 등이 적자 전환의 주요 원인이다.

    성수기인 3분기는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여행객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일본 노선이 ‘보이콧 재팬’ 여파로 수요가 급감했는데, 이 영향이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LCC 국제선 노선 중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0%에 달한다.

    LCC는 일본 노선을 대체할 수 있는 중국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최근 중국 항공당국은 이달부터 10월 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조치의 사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항공편 증가에 따른 수요 및 안전관리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노선은 줄고 중국 노선마저 막혀 동남아 노선으로 몰리다 보니 가격 출혈 경쟁이 일어나고 경쟁이 심화돼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공급만 늘려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토로했다.

    신규 LCC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항공은 경영권 잡음으로 제대로 날지도 못 할 위기에 처했다.

    양사는 면허취득 후 1년 이내에 운항증명(AOC)을 신청하고 2년 이내에 노선허가를 받아 취항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2년 이내에 취항이 이뤄지지 않으면 귀책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면허취소 수순을 밟는다.

    에어프레미아는 항공기 도입 기종과 운용 방식 등을 놓고 투자자와 갈등을 빚은 김종철 대표가 지난 5월 사임했다. 현재 에어프레미아는 변호사인 심주엽 대표와 아시아나항공 출신인 김세영 대표가 공동 경영을 하고 있다.

    대표이사 변경은 항공운송사업 면허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현안이어서 재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국토교통부는 에어프레미아가 지난 6월 신청한 대표자 교체에 따른 항공운송사업 변경 면허에 대한 발급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기존 강병호 대표를 내세워 신규 항공 면허를 발급받았지만, 최대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측이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강 대표의 임기는 지난 5월 28일 만료됐지만 이사회는 강 대표의 연임 혹은 새로운 대표의 선임을 결정하지 않고 있어 상법상 강 대표가 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제대로 검증도 안 하고 무분별하게 LCC 면허를 남발한 게 문제다"라며 "기존 LCC도 각종 악재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신규 LCC가 취항에 나선다고 한들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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