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0억 적자 韓電, 태양광·풍력에 2조5000억 썼다

조선일보
  • 안준호 기자
    입력 2019.08.27 03:14 | 수정 2019.08.27 15:58

    [상반기 발전비용 분석]
    발전량의 5.8% 불과한 신재생… 구입비용은 전체의 9.9% 차지… 구입단가도 원전의 3배나 돼
    "결국 전기요금 올라 국민 부담"

    매년 상반기 발전원별 전력 구입비
    올 상반기 9285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한국전력이 같은 기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구입 비용으로 2조5332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떠받치기 위해 공기업인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지나친 지출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전이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올 상반기에 신재생에너지 전력 구입에 1조5513억원,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9819억원 등 총 2조5332억원을 지급했다. RPS는 500㎿(메가와트) 이상의 대규모 발전 사업자에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비용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6년 상반기 1조6739억원에서 2017년 상반기 1조8272억원으로 늘었다.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본격화한 2018년 상반기에는 2조2775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했고,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5.8%, 비용은 9.9%

    발전 비용이 비싼 재생에너지 구입 비중이 늘면서 한전의 재정 부담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발전원(源)별 전력 구입량은 석탄이 전체의 37.5%(10만133GWh·기가와트시)로 가장 많았고, 원전 28.5%(7만6121GWh), LNG(액화천연가스) 26%(6만9534GWh), 신재생에너지 5.8%(1만5489GWh) 순이었다. 하지만 전력 구입비는 전체(25조6971억원)의 9.9%에 달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 발전 비중이 줄고, 값비싼 신재생에너지와 LNG 비중이 늘면 한전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며 "한전 부담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와 한전은 "한전 적자는 탈원전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한전은 지난 14일 2분기 영업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 영업 손실은 전년 동기(6871억원 적자) 대비 3885억원이 개선된 2986억원"이라며 "영업이익이 개선된 주요 원인은 원전 이용률 대폭 상승과 발전용 LNG 가격 하락 등으로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 등이 5000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적자가 줄어든 원인을 원전 가동률 증가라고 해, 발전 비용이 가장 싼 원전 이용률을 높여야 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자인한 셈이다.

    ◇신재생 발전단가, 원전의 3배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한전 적자가 급증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한전은 올해부터 '전력 구입 실적' 작성 기준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한전 자회사인 발전 공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RPS)을 포함했는데, 올 상반기 집계부턴 RPS를 제외한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준에 따라 계산해도 신재생에너지 구입 단가는 kWh당 100.15원(올 상반기 기준)으로, 원전(55.76원)의 2배에 가깝다. 예전 기준대로 RPS 비용을 포함할 경우엔 신재생에너지가 kWh당 163.5원으로, 원전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싸다. 기준 변경에 대해 한전은 "RPS 비용엔 작년에 발생한 비용이 혼재돼 있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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