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서가(書架)] 카지노서 배운 '확률 베팅'투자… 8년 만에 1억이 20억원 되더라

조선일보
  • 이지훈 세종대 교수
    입력 2019.08.13 03:08

    최성락 '나는 카지노에서…'

    최성락 '나는 카지노에서…'

    홀짝 맞히기 게임을 가정하자. 홀수가 연이어 다섯 번 나왔다면 여섯 번째는 짝수일 가능성이 꽤 클 것이다. 이때 1만원을 베팅한다. 여섯 번째에도 또 홀수가 나왔다면 1만원을 잃지만, 일곱 번째에 또 짝수에 베팅하고 베팅 금액은 2만원으로 올린다. 짝수가 나올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또 홀수가 나오면 다음 판엔 짝수에 4만원을 건다.

    '나는 카지노에서 투자를 배웠다'의 저자 최성락씨는 대학 시절 이런 식으로 강원랜드 카지노를 주말마다 다니며 용돈을 벌었다. 기분 내키는 대로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확률에 입각한 베팅이다. 자신이 개발한 베팅법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마틴게일 베팅'이라고 해서 족보에 있는 방법이었다(이 베팅법은 강원랜드가 베팅 규정을 바꾸면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고, 저자는 카지노 출입을 관뒀다).

    대학교수가 된 저자는 재테크에 뛰어들어 주식, 부동산, 금, 비트코인까지 다양한 투자를 경험하는데, 8년 만에 1억원을 20억원으로 불리는 성과를 올린다. 그는 투자의 성공 비결이 과거 카지노의 비법과 매우 닮아 있음을 깨닫는다.

    이 책이 제시하는 투자법은 일반적인 투자서에 흔히 담기지 않는 내용이 있어 신선하다. '확률에 따라 투자 금액을 달리해야 한다'는 내용이 특히 그렇다. 저자가 카지노에 갈 때마다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확률이 높아지는 데 비례해 베팅 금액을 높였기 때문이다. 매번 똑같이 1만원을 베팅했다면 결코 돈을 벌 수 없었을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잘 아는 것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10%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종목보다 50%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종목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어느 것이 더 오를지 모르니 다섯 종목에 똑같은 돈을 넣는다면 하수다. 높은 확률을 예상한다면 큰 금액을 집어넣을 줄도 알아야 큰돈을 벌 수 있다.

    원하는 가격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도 반드시 필요하다. 저자는 카지노에서 매번 돈을 걸지 않았다. 카지노 이곳저곳을 돌며 홀수가 다섯 번 이상 나온 판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투자도 그렇다. 승부의 시점을 내가 정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조건과 가격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베팅하지 않는 것도 베팅이다.

    저자는 '세상에 행복한 투자는 없다'고 말한다. 남들은 재미 삼아 하는 카지노에서 홀수가 다섯 번 나온 판만 찾아다니는 투자가 뭐 재미있겠으며, 예상이 틀렸는데도 다음 번에 또 같은 베팅을 할 때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투자에 그치지 않고 삶의 지혜 한자락을 얻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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