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ABC마트 부진 틈타 ‘노 젓는’ 토종 패션기업들

조선비즈
  • 김은영 기자
    입력 2019.08.06 06:00

    발열내의·경량패딩 등 겨울상품 물량 증대
    유니클로·ABC마트에 빼앗긴 시장 되찾는다

    4일 탑텐 코엑스몰 매장./김은영 기자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배제가 발표된 날 매장이 어디에 있냐는 전화가 빗발쳤어요."

    유니클로 등 해외 브랜드에 눈 돌렸던 소비자들이 토종 패션 브랜드를 찾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진 지난 7월 국내 일부 패션기업의 매출은 10~20%가량 신장했다. 통상 7월이 패션업계 극 비수기라는 걸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SPA(제조유통일괄화) 브랜드 유니클로의 매출은 약 30%가량 감소했다.

    2005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히트텍과 에어리즘, 후리스 재킷 등을 내세워 지난해 국내에서 1조4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거뒀다. 그 사이 캐주얼·속옷·아동복 등 국내 기업들의 성장세는 위축됐다.

    하지만 지난주 일본 정부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확정하면서 불매운동은 장기화할 조짐이다. 국내 패션 업계는 이런 흐름이 최장 1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물량과 마케팅을 강화해 빼앗긴 시장을 되찾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성통상(005390)의 SPA 브랜드 탑텐은 유니클로 히트텍에 대항해 출시한 겨울용 발열내의 온에어의 물량을 작년보다 5배 늘려 500만장을 출시한다. 롱패딩과 경량패딩 등 겨울 외투는 작년보다 물량을 30% 확대했다. 이와 함께 유니클로의 옛 모델이었던 배우 이나영을 모델로 기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진 지난 7월 탑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특히 여름용 내의인 쿨에어는 올해 물량을 전년보다 80% 늘렸는데, 7월 매출이 120%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품의 스타일 수를 줄이고 잘 할 수 있는 상품군에 집중하고 있다. 7월부터 겨울 외투를 선판매하고 있는데, 경량패딩 조끼는 준비한 물량의 5%가 팔렸다"고 말했다.

    스파오는 지난 7월 여름용 내의 쿨테크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스파오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겨울용 내의 웜히트의 물량을 지난해보다 75% 늘렸다. 웜히트는 2009년 스파오가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겨냥해 만든 발열내의다. 입었을 때 발열 온도가 6도(°c)로 유니클로(5.7도)보다 높고 가격은 40% 저렴하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달 여름용 의류인 쿨테크의 매출이 작년보다 3배가량 늘었다"면서 "자체 섬유연구소를 통해 기능성 내의 개발에 많은 투자를 했다. 품질을 자부하기 때문에, 유니클로의 반사이익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내의 업체 BYC(001460)도 겨울용 내의 중 심리스(봉제선이 없는 속옷) 제품의 물량을 늘린다.
    BYC는 지난달 여름용 내의 보디드라이의 온라인 쇼핑몰과 직영매장 매출이 각각 131%, 25% 신장했다. 이중 심리스 누디 라인 속옷은 완판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발표한 금요일, 매장 위치를 묻는 전화가 여러 통 왔다"면서 "기능성 내의의 경우 매년 20~30%씩 성장하는 분야지만, 올해는 매출 시너지가 더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신발 편집매장 ABC마트의 대체 브랜드로 떠오른 슈마커·폴더·레스모아 등도 상승세를 보인다. ABC마트는 국내 신발 유통 시장의 절반을 장악했으나, 최근 유니클로에 이어 불매운동의 표적으로 떠오르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랜드월드의 신발 편집숍 폴더는 올해 1~7월 매출이 7% 신장한 가운데, 7월 매출이 10% 늘었다. 회사 측은 이런 추세라면 하반기 매출이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슈마커도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온라인 쇼핑몰 트래픽이 6월 대비 14%, 5월 대비 28% 증가했다.

    ABC마트를 판매처로 둔 한 신발 업체는 "신발 편집숍의 경우 약 1년 전에 제품을 구매하는 홀세일(도매) 방식이라, 이번 불매운동이 업계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도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내년도 수주량이 줄어들 수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