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연구소 "韓 조선업 생산능력 적정 수준 웃돌아…양적 투자 지양해야"

조선비즈
  • 이종현 기자
    입력 2019.08.01 13:45

    한국 조선업의 생산능력이 적정 수준을 웃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몇 년간 조선업에 대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이어졌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생산능력이 일부 과잉된 셈이다.

    산업은행 산하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는 1일 '한국 조선산업의 적정생산능력 검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업의 현재 생산능력은 1310만CGT로 추정된다"며 "적정생산능력인 1250만CGT를 소폭 상회한다"고 밝혔다. CGT는 선박의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t수를 뜻한다. 조선업의 생산능력을 표기하는 대표적인 기준 단위다.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타워 크레인 모습. /연합뉴스
    보고서는 국내 9개 조선사가 보유한 설비를 대상으로 생산능력을 계산했다. 파산한 업체와 영세업체는 제외하고 현대중공업, 현대삼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4개 대형조선사와 5개 중소조선사가 보유한 설비의 생산능력을 조사한 것이다. 이들 9개 조선사가 보유한 도크는 모두 36개다.

    국내 조선사의 생산능력은 총 1310만CGT로 집계됐다. 대형사의 생산능력이 1030만CGT, 중소형사의 생산능력이 280만CGT였다.

    반면 보고서가 추산한 국내 조선업의 적정생산능력은 1250만CGT로 현재 생산능력을 웃돌았다. 보고서는 클락슨이 제공하는 선종별 장기 수주전망에 한국 조선업의 수주점유율, 수주량, 선종별 건조기간 등을 감안해 적정생산능력을 추정했다. 보고서는 "연도별 수주량과 건조량,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생산능력을 추정했다"고 밝혔다.

    규모별로 보면 대형조선사의 적정생산능력이 1020만CGT, 중소형사의 적정생산능력은 230만CGT였다. 실제 생산능력과 비교하면 대형사는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중소형사는 여전히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한국 조선업은 2010년대 중반부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과잉설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현대중공업이 2017년 7월 군산조선소를 폐쇄했고,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플로팅도크를 국내외에 매각했다. STX조선해양과 SPP조선, 대선조선 등 중소형사들도 도크를 폐쇄하거나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선박 및 보트건조업 생산능력지수'는 69.2를 기록하며 2007년(71.4)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조선업의 가동률 지수가 반등하고 조선업 수주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여전히 과잉생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중소조선사의 구조조정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추진으로 대형 조선사의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중소형 조선사 정리는 여전히 출발선에서 몇 걸음 떼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생산능력이 적정 수준을 웃도는 데다 2000년대 중반에 나타난 조선업 빅 사이클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은 만큼 향후 10년간 조선업 생산 시설에 대한 양적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향후 10년간은 도크 신설 등 생산능력 확장 필요성은 낮아 보인다"며 "대형 조선사의 경우 해외 블록공장은 장기적으로 철수하고 연구개발(R&D) 위주의 투자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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