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타 매매로 2200억 차익… 메릴린치 1억7500만원 벌금

조선일보
  • 이경은 기자
    입력 2019.07.17 03:09

    한국거래소가 16일 이른바 '초단타 매매'로 시장을 교란한 혐의로 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증권에 1억7500만원의 제재금(벌금)을 부과했다. 초단타 매매란,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1초에 수천 번의 주문을 낼 수 있는 알고리즘 매매의 일종이다.

    거래소 감리 결과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미국 시타델 증권으로부터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약 8개월간 총 430개 종목에 대해 6220회(847억원어치)의 허수성 주문을 수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세 조종 등 의도가 있는 허수성 주문 수탁을 금지하는 거래소 시장감시규정 제4조 제3항 위반이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메릴린치가 해당 기간 시타델로부터 수탁한 거래는 약 80조원어치였으며, 시타델은 이를 통해 2200억원대의 매매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거래소는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시타델은 특정 종목에서 가장 높은 매도 호가에 걸린 주문량을 전부 사들여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유인했다. 그러다가 호가가 오르면 보유 물량을 무더기로 매도해 시세 차익을 챙기고 허수 주문은 바로 취소하는 등의 행위를 반복해왔다.

    메릴린치 창구를 통한 초단타 매매가 대규모로 이뤄지자, 개인 투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메릴린치의 시장 교란 행위를 처벌해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었다. 한편 거래소는 시타델 증권도 시세 조종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심리 결과를 지난달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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