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에서 금맥 찾다

조선일보
  • 김충령 기자
    입력 2019.07.04 03:59

    이도 최정훈 대표의 역발상

    '버리는 사람이 있으면 치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있으면 채우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 단순한 상식을 연간 1000억원대 비즈니스로 키워가고 있는 젊은 기업인이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전문 관리 기업 이도의 최정훈(40) 대표다. 지난 3일 서울 강남의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최 대표는 "건물이나 주차장만 관리가 필요한 게 아니다"면서 "우리 회사는 고속도로, 항만 같은 큰 SOC를 주로 관리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폐수 처리장과 쓰레기장 등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시설 관리도 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CNN에 보도돼 '국제 망신'이 된 경북 의성군의 17만3000t '쓰레기 산' 처리에도 참여했다. 최 대표는 "SOC 분야는 국민 전체의 삶에 직결되어 있다"면서 "이 분야 관리가 잘되어야 국민이 행복해진다"고 강조했다.

    ◇소각하는 쓰레기 절반 이하로

    이도는 고속도로, 폐수 처리장 같은 SOC를 통합 관리·운영하는 'O&M(Op erating & Management)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폐수·폐기물 처리 시설 등 환경 분야에서 재활용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정훈 이도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사무소에서 시설 자동화를 통해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먼지 발생을 줄인 폐기물 처리장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최정훈 이도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사무소에서 시설 자동화를 통해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먼지 발생을 줄인 폐기물 처리장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최 대표는 "지난 2000년대 이후 다양한 SOC가 민영화되거나 민간 자본으로 건립됐지만, 정작 이를 관리·운영하는 전문 업체는 드물다"고 했다. 이 SOC 소유주들은 국내외 금융사와 투자사들이다. 최 대표는 "도로 관리부터 휴게소 운영, 요금 징수 등이 제각각 업체들로 쪼개져 있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통합 관리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자 최근엔 이도를 벤치마킹한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폐기물 관리 부분에서 전문성을 갖춘 운영 업체가 없어 그동안 비효율이 많았다"고 했다. 폐기물과 관련된 사업에 대해 하찮게 여기는 인식 탓에 우수한 기업이 시장 진입을 꺼렸던 이유도 있다. 최 대표는 "실제 이도가 관리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큰비가 올 때 폐수를 무단 방류하던 곳도 있었을 정도"라고 했다.

    이도에 따르면 혼합 폐기물의 경우 기존에 사람의 손으로 쓰레기를 분류했다. 하지만 최신 기술로 1일 쓰레기 처리량을 4배 이상 늘리고, 재활용이 안 돼 소각 처리되는 비중은 1㎡당 0.7t에서 0.3t으로 줄일 수 있다. 재처리를 통해 기존 소각 쓰레기를 산업용 보조 연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SOC 관리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이도의 매출은 2016년 285억원에서 2017년 521억원, 지난해 999억원으로 급증했다. SOC뿐 아니라 사무 공간, 골프장 등 그동안 별도의 전문 관리·운영사가 없었던 민간 부문에도 진출하면서 운영에서 자산 관리까지 통합적으로 대행해주니 점점 고객사가 늘고 있다. 최 대표는 "민간 부문에선 주거시설 통합 관리 브랜드 '리브앳디(LIV@D)'. 골프클럽 브랜드 '클럽디(CLUBD)' 등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중견 건설·유통사인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의 장남이다. 대학 졸업 후 현대건설, 투자사인 KTB프라이빗에쿼티(PE) 등에서 근무하다 대보그룹에 입사했다. 여느 기업의 2세와 비슷한 행보를 걷는 듯했지만, 지난 5월 돌연 사표를 냈다. 최 대표는 "아버지의 사업이 아닌 나의 사업을 직접 개척하고 싶었다"며 "대보그룹과 무관한 이도를 통해 신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이도의 대주주인 그는 "O&M 사업의 장래성을 본 투자자들로부터 자본을 유치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이도를 O&M 분야에서 구글, 아마존,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기반 기술) 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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