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방치하면 간암 위험...국가검진 항목에 포함해야"

조선비즈
  • 장윤서 기자
    입력 2019.06.24 11:36

    "간암·간경변 주요 요인 중 ‘C형 간염’이 꼽힌다. 정부가 최소 생애 두 번 국가건강검진에 C형 간염 스크리닝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

    김도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연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대한간학회·대한간암학회가 지난 20~22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 ‘The Liver Week 2019(국제간연관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CV, Hepatitis C Virus)가 사람 간세포에 침입해 존재하는 질환을 말한다. C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관 속으로 침입하면 약 80~85% 사람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되며, 나머지 약 15% 사람은 급성기에 자연 면역능력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C형 간염은 만성 간질환으로 악화된 경우 B형 간염과 달리 조기에 막을 수 있는 예방백신이 없다. 만성 C형 간염 환자 중 약 25~30%는 간경변증과 간암 등 심각한 간질환으로 고통받는다. 실제 C형 간염은 국내 간경변증 원인 중 3번째, 간암 원인 중 2번째 요인이다. 간암은 국내 암 사망률 2위에 해당하는 질병이다.

    C형 간염 퇴치를 위해서는 국가검진항목에 C형 간염 검사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김 교수는 "C형 간염이 악화되면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 간암 등으로 이어져 치료비가 막대하게 불어난다"면서 "C형 간염 퇴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규 환자를 어떻게 찾고 진단하느냐에 있다. 결국 조기 검진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C형 간염에 대한 1차 검사는 C형 간염 항체검사다. 사람 혈액을 뽑아, 간단한 항체검사(HCV antibody test, 이하 항HCV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C형 간염이 악화되기 전 8~12주 일정 기간 약을 복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의사들이 조기 검진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C형 간염은 증상이 악화되더라도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다. 환자 절반 이상이 간경화나 간암 등으로 질병이 악화돼 병원을 방문한다. 그럼에도 조기 검진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국민이 대다수다. 실제로 대한간학회가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간질환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약 88%는 "C형 간염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몇년 째 정부가 시행하는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C형 간염 항체검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빠져있다. 전문가들은 만성 간질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40세~66세 미만 연령에서 최소 2번 국가건강검진에 검사를 정식으로 포함시켜야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C형 바이러스를 보유한 40세 이후 환자는 만성화 되는 진행률이 빨라진다. 이에 따라 40세 이후에는 최소 한 번이라도 C형 간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생애전환 시기엔 40세와 65세에 항HCV 검사를 통한 C형 간염 스크리닝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40세에 C형 간염이 발견되지 않으면, 60대에 한 번 더 국가건강검진에서 검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건강검진에 일생 한 번, 최소 두 번 조기에 검사하도록 한다면 C형 간염을 박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간염 퇴치’를 선언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 흐름과 달리 한국은 C형 간염 검사를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도입하자는 논의가 치열하게 이뤄졌으나, 국가검진 위원들 반대로 인해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WHO 목표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숨겨진 C형 환자를 찾아, 사회적 비용부담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곧 환자 개인 나아가 국가에도 이득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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