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탈원전' 한국, 더 이상 원전 수출은 없다

입력 2019.06.24 06:00

"스위스 국민이 초콜릿을 더 이상 먹지 않는데, (초콜릿을) 수출하겠다고 하면 의아할 것이다."(케리 이매뉴얼 미국 MIT 교수)

"국내에서 원전(원자력발전소)을 폐쇄하고 해외 원전 수출에 성공한 사례는 못 봤다."(아그네타 리징 세계원자력협회 사무총장)

지난 20일 조선비즈 주최 ‘2019 미래에너지포럼’에 참석한 해외 원자력·환경 전문가들은 ‘탈원전 공화국’ 한국이 처한 현실과 미래를 걱정했다. 한국이 보유한 원자력 기술과 역량은 세계 원자력업계의 자산인데,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무너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 국내에서 탈원전을 추진하면서도 해외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지금 한국의 원자력산업은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고, 정부가 에너지 대계에서 제외했다. 그런데도 발주 국가가 수십년간 유지보수·관리가 필요한 원전 건설을 맡길 수는 없다는 논리다.

세계적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런버거 환경 진보 대표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수조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UAE 원전 유지보수 사업 독점권을 놓쳤다"며 "한국이 (원자력산업에서) 빠지게 되면 러시아와 중국의 지배적 위치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한국의 정치적 압력이 원자력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보도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원전 수출은 국내 원전 정책보다는 원전 자체의 경제성·안정성 및 발주국의 국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고 있다. 미국·일본·프랑스 등 주요 원전 수출국도 자국 내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거나 원전 비중을 축소하면서도 해외 원전 (건설)을 수주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경영난으로 캐나다 자본(브룩필드비즈니스파트너스)에 넘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 2월 원자력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일본 히타치는 올 1월 영국에서 진행중이던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일본 미쓰비시가 터키에서 추진했던 원전 사업도 철수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는 국민들을 오도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모순된 에너지 정책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탈원전 공화국 ‘한국’에서 더 이상 원전 수출이라는 낭보를 기대할 수 없는건 단지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만 모르는 냉혹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는 리징 사무총장의 고견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가) 원자력 기술과 역량의 경쟁 우위를 잃지 않기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국내에)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으면 기술자를 잃고, (원전 수출에 기여할)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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