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 바꾸고, 주머니 빼고…‘나만의 옷’ 주문한다

조선비즈
  • 김은영 기자
    입력 2019.05.01 10:00

    개인맞춤형 의류 매장 위드인24 개장, 하루 만에 나만의 옷이 ‘뚝딱’
    명품·패스트 패션도 맞춤형 패션 판매…국내 업계는 소극적

    위드인24에서 아바타를 통해 가상 피팅을 하는 소비자./김은영 기자
    키오스크의 룩북에서 재킷 한 벌을 골랐다. 둥근 옷깃을 뾰족한 깃으로 변형하고, 덮개가 달린 주머니를 입구만 보이는 입술 주머니로 바꿨다. 날 닮은 아바타에게 옷을 입혀 재킷이 잘 맞는지 확인하고 옷을 주문했다. 내일 저녁이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재킷’이 방안 옷장에 걸릴 것이다.

    ◇ 개인맞춤형 의류생산 매장 국내 최초 개장

    지난 26일 서울 중구 롯데피트인에 개인맞춤형 의류생산 시범매장 위드인24가 문을 열었다. 최신 정보통신기술(ICT)과 패션을 결합해 소비자의 개성에 맞춘 맞춤형 옷을 제작해 24시간 안에 제공한다.

    이곳에선 원하는 옷을 골라 디테일을 내 맘대로 바꿀 수 있다. 완전 맞춤은 아니고 커피에 샷을 추가하거나 샌드위치에 원하는 토핑을 넣듯, 모듈(부분)을 더하고 빼는 반맞춤 방식이다. 판매하는 옷은 남성용 슈트부터 여성용 원피스, 티셔츠까지 다양하다. 동대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16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했는데, 기성 브랜드보다 디자인이 과감하고 가격은 보세나 온라인 쇼핑몰보다 높다. 고객들의 반응을 반영해 2주에 한 번꼴로 신상품을 교체한다.

    매장 안 키오스크나 태블릿을 이용해 옷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김은영 기자
    오픈 첫날 오후, 매장 안은 키오스크를 작동하고 가상 피팅을 해보는 이들로 북적였다. 가상 피팅의 경우 직접 옷을 입어보는 것 만큼의 사실감을 구현하지 못했지만, 그 자체가 신기하고 재미있어 경험해 보려는 이들이 많았다. 매장 관계자는 "고객들이 새로운 구매 방식에 흥미를 보인다. 개점 6시간 만에 24명의 고객이 옷을 사갔다. 이 가운데엔 중국인도 2명"이라고 했다. 이날 구매자 중 절반은 직접 옷을 커스터마이징했다. 일부 소비자는 완전 맞춤이 되지 않는 것에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명품부터 패스트 패션까지, 맞춤형 패션 주목

    남들과 다른, 나만의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맞춤형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맞춤형 패션은 개인의 취향을 반영을 반영해 생산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재고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선진적인 제조 방식으로 여겨진다.

    구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옷과 가방, 신발을 취향대로 맞출 수 있는 DIY 서비스를 제공한다./구찌
    이탈리아 명품 구찌는 자사 홈페이지의 DIY(Do It Yourself) 코너를 통해 맞춤형 의류와 신발, 가방 등을 판매하고, 루이비통은 색상과 소재, 패턴 등을 선택해 운동화를 디자인할 수 있는 런어웨이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한다. 아디다스는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5시간 만에 개인 맞춤형 신발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한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맞춤형 셔츠를 3만9000원에 판매한다.

    국내에서도 맞춤형 패션 시스템을 만드는 시도가 여러 차례 이뤄졌지만, 상용화는 더딘 편이다. 2017년 아웃도어 기업 블랙야크는 신체 계측부터 디자인, 재단, 봉제까지 1시간 안에 완성되는 ‘미래패션공작소’를 선보이고 1~2년 안에 상용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코오롱FnC패션부문의 가방 브랜드 쿠론도 맞춤 가방을 판매하는 ‘쎄스튜디오’를 선보였지만, 단발성 이벤트에 그쳤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매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기술 개발이나 투자보다 당장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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