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허블우주망원경으로 포착한 '별이 만든 모래시계'

입력 2019.04.25 03:08

NASA, 발사 29주년 기념 '남방 게 성운' 사진 공개
원소가 내는 빛 파장별로 관측… 죽어가는 별의 일생 잘 보여줘

신(神)들이 보는 시계인가. 우주 공간에 거대한 모래시계가 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허블우주망원경 발사 29주년을 기념해 '남방 게 성운(Southern Crab Nebula·사진)'의 사진을 공개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지난 1990년 4월 24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발사됐다.

남방 게 성운은 지구로부터 7000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켄타우로스 자리에 있다. 이 성운은 1967년 처음 학계에 보고됐다. 당시에는 일반적인 별이라고 추정했다. 1989년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가 관측하면서 게 형태로 밝혀졌다. 허블우주망원경이 남방 게 성운을 관측한 것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1999년이다. 이때부터 모래시계 모양의 복잡한 내부 구조가 드러났다.

'남방 게 성운'
허블우주망원경은 성운을 이루는 원소들이 내는 빛을 각각의 파장별로 관측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합성해 최종 영상을 만들었다. 사진에서 붉은색은 황이며 녹색은 수소를 의미한다. 남방 게 성운은 장구처럼 두 개의 반구를 붙여 놓은 모양이다. 안쪽에도 작은 장구 모양이 보인다.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두 번에 걸쳐 물질의 분출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성운은 별의 일생을 잘 보여준다. 중심에는 마주 보는 두 개의 별이 있다. 바로 적색거성(赤色巨星)과 백색왜성(白色矮星)이다. 둘 다 별이 죽어가는 단계에 있는 천체들이다. 별은 태양처럼 빛과 열을 열심히 낼 때는 중심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핵융합반응이 시들해지고 서서히 죽음에 이른다. 적색거성은 중심에서 수소핵융합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표피가 팽창한다. 별이 태양만 한 질량을 가졌다면 다음에는 별을 이루는 모든 기체가 우주로 사라져버리고 행성상 성운이 된다. 마지막에는 지구 크기로 수축되는 백색왜성이 된다.

NASA는 적색거성이 사방으로 바깥쪽의 물질을 떨어뜨리고, 그 일부가 근처 백색왜성의 중력에 끌려가는 과정에서 모래시계 모양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두 별은 사이에 있는 일종의 원반에 박힌 형태가 됐다. NASA는 이를 두고 "두 별이 추는 '중력 왈츠'가 모래시계를 만들었다"고 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1990년 이래 지금까지 4만3500여 천체를 150만회 이상 관측했다. 그사이 지구를 16만3500여 차례 회전했다. 거리로 따지면 명왕성보다 더 멀리 간 셈이다. NASA는 2020년까지 허블우주망원경을 운영하고 그 뒤는 그해 5월 발사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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