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대도 허덕이는데...." 엔비디아 7나노 공정 전환 "없던 일로"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입력 2019.04.03 06:00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는 치열한 7나노(nm) 수주전(戰)을 벌이고 있다. 올해 들어 퀄컴 스냅드래곤 855, AMD 라데온7등이 7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며 2019년이 ‘7나노 원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 일각에선 "7나노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도입 초기 단계인 7나노 공정이 수율 문제로 가격 대비 성능에서 큰 이점을 갖고 있지 않다는 시각이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창립자 겸 CEO. /엔비디아 제공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IDIA) 창립자 겸 CEO는 지난달 17일(현지 시각)부터 2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제10회 GTC(GPU Technology Conference)에서 "올해 안에 7나노 GPU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내로 7나노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 "7나노는 비싸고 비효율적"... 불안한 수율이 발목 잡나

    엔비디아는 언제든 TSMC에 7나노 웨이퍼를 주문할 수 있지만, 현재 사용하는 12나노 튜링(Turing) 아키텍처로도 빠르고 효율적인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젠슨 황 CEO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얻고 싶다"며 "더 새롭고 값비싼 생산방식(7나노)은 현재로선 필요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격 면에서 7나노 공정이 ‘비효율적’이라는 견해다.

    보통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전력 소모는 줄고, 성능은 개선된다. 7나노 공정은 10나노보다 면적을 40% 축소할 수 있고, 성능은 10%가량 개선된다고 한다. 그러나 대량으로 반도체를 생산해 판매해야 하는 입장에선 신(新)공정이 늘 ‘정답’인 것은 아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새 공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파운더리의 노하우가 쌓이기 전까진 생산 수율이 적정 수준까지 올라오지 않아, 비용이 많이 들고 목표한 물량을 출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TSMC 7나노 수율에 대해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기도 하다. TSMC가 사용하는 액침 불화아르곤(ArF) 방식은 공정이 복잡해 수율을 높이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세계 최초 7나노 그래픽카드(GPU)인 AMD 라데온7 칩셋은 TSMC에서 전량 생산 중이지만, 초기 출하량이 20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만 TSMC 본사 및 팹2 전경. /TSMC 제공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국내에 입고된 라데온7 수량은 200여대 수준"이라며 "그나마 한국은 IT 강국이어서 물량이 많은 편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TSMC 7나노 수율이 안정적이지 않아 필요한 물량을 충분히 생산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 생각보다 더딘 CPU·GPU 7나노 전환… TSMC 수율에 AMD 로드맵 차질?

    CPU(중앙처리장치)·GPU 등 ‘빅칩’에 미세공정을 빠르게 도입해야 할 이유가 적다는 점도 7나노 공정으로의 전환을 꺼리게 만든다. 실제 현재 적극적으로 7나노를 도입하고 있는 제품군(群)은 저전력이 필수인 모바일AP(스냅드래곤 855)다.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에서 자유로운 PC·서버용 반도체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7나노 공정으로 서둘러 옮겨가는 ‘무리수’를 둘 유인이 적은 편이다. 세계 최대 CPU 업체인 인텔 또한 주력 제품은 14나노로, 올해 말에야 10나노 CPU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기도 하다.

    7나노 공정 전환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7나노에 앞장서 진출한 AMD는 속이 타고 있다. AMD는 라데온7 외에도,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Zen2 마이크로아키텍처’ CPU와 연말 출시를 예고한 새 그래픽카드 ‘나비(Navi)’를 TSMC 7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TSMC 7나노 수율 문제가 계속된다면 로드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