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귀 못알아 듣는 AI 스피커, 화면으로 '통'한다"...디스플레이 장착 늘어

조선비즈
  • 안별 기자
    입력 2019.04.02 06:00

    ‘말로 쓰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보는' AI스피커로 변신하고 있다. 그동안 나온 AI 스피커는 제조사가 AI의 우수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낮은 음성인식률과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제한으로 "음악 감상 이외엔 쓸모 없다"는 비판을 받던 것에 대한 해결책이다. 또 AI 스피커에 이미지와 동영상을 접목시켜 키즈시장과 쇼핑시장을 잡으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화면이 달린 AI스피커를 올해 2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름은 미정이지만 호텔에 도입했던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용 AI스피커를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용으로 변형한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명령 후 화면에 뜨는 선택지를 터치하는 식이다. AI가 말귀를 알아들을 때까지 여러 번 말해야 하는 불편을 없앴다.

    KT가 호텔에 적용한 화면 달린 AI스피커 ‘기가지니 호텔’. /KT 제공
    KT는 지난해 7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 호텔용 AI서비스 ‘기가지니 호텔’을 적용한 바 있다. 기가지니 호텔은 고객이 음성 명령을 통해 조명 조절·객실 비품 신청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SK텔레콤도 2020년 화면 달린 AI스피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LG유플러스도 몰입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마블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AI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B2C용 화면 장착형 AI스피커 출시를 검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화면 달린 AI스피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미 아마존과 구글은 ‘에코쇼’와 ‘구글 홈 허브’ 등 화면 달린 AI스피커를 각각 2017년·2018년 출시했다. 지난해 2세대까지 나온 에코쇼의 경우 화면을 활용한 쇼핑·영상통화로 호평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자료를 보면 2018년 전세계 AI스피커 판매량은 8620만대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2억25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 AI스피커 ‘에코쇼’ 2세대를 통해 영상통화를 하는 모습. /아마존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처럼 AI스피커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AI스피커를 음악 재생 등의 단순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실제 국내 이동통신 전문 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자료를 보면 AI스피커 사용경험자 1415명 중 57%(복수응답)가 음악 재생에 AI스피커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안내(55%), 블루투스(48%) 등 제한된 용도로 사용됐다.

    또 AI스피커 불만족자 사용자 728명 중 50%가 ‘음성명령이 안 된다’를 불만족 주 사유로 꼽았다. 그 뒤를 ‘자연스러운 대화곤란(41%)’, ‘소음을 명령으로 오인(36%)’이 이었다.

    AI스피커 업체들은 이같은 불만족 및 단점을 개선하고자 AI스피커에 화면을 장착한 셈이다. 화면이 장착되면 터치명령도 가능해져 사용자의 편의성이 높아진다.

    또 이미지·동영상 등 시각용 콘텐츠가 중심인 쇼핑·키즈 시장 공략을 위해 AI스피커의 화면 장착은 필수요소가 됐다는 게 통신업계 분석이다. 쇼핑·키즈 시장은 잠재력이 있고 꾸준한 매출이 나오는 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김진형 인공지능연구원장은 "화면을 통해 아바타 등이 보이는 형태로 나오는 AI스피커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나 감성적인 면에서도 훨씬 낫다"며 "로봇 같은 경우는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향후 AI스피커가 인형 같은 형태로 나오면 감성적으로나 여러 방면에서 더욱 효과가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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