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불법 해외사이트 접속 차단 하루만에 편법만 '우후죽순'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19.02.13 14:48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전보다 강력한 불법 해외사이트 차단 기술을 적용한지 불과 하루만에 접속차단을 파쇄할 수 있는 각종 편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는 VPN(가상사설망)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해외 IP를 경유해 우회할 수 있으며, 이 방법도 막히면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개발된 합법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한국 정부의 차단을 피할 수 있는 방법도 등장하고 있다.

    13일 국내 주요 IT·테크 커뮤니티에서는 방통위의 해외사이트 접속차단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공유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정부가 도입한 '서버네임인디케이션(SNI)' 필드 차단 방식이 악의적으로 사용될 경우 사용자들의 통신 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만큼 데이터 패킷을 암호화하는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월 29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2019년 제5차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우선 방통위의 해외 사이트 접속차단을 가장 쉽게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은 VPN이다. 통상 인터넷 웹사이트에 접근할 때는 ISP(인터넷서비스공급자)가 요청을 수신하고 목적지로 안내하는데 VPN은 별도로 구성된 VPN 서버를 통해 IP 주소를 숨기고 보내거나 받는 모든 데이터를 암호화한다.

    다만 VPN도 단점은 있다. 중간에 VPN 서버를 거치고 암호화 과정 때문에 속도가 크게 저하된다. 게다가 방통위는 VPN 접속까지 원천차단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중국 정부 역시 각종 VPN을 무력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VPN을 사용하지 않고도 방통위의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등장했다. 윈도우 운영체제(OS) 기반으로 개발된 '굿바이(Goodbye) DPI'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오픈소스로 개발된 이 프로그램은 방통위가 사용하는 SNI 차단을 피하기 위해 패킷 검사 자체를 블로킹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이란, 러시아, 시리아 등 해외 정부들이 인터넷 검열을 위해 사용하는 DPI(Deep Packet Inspection)이라는 감시 프로그램을 우회하기 위해 개발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정부의 접속차단 프로그램이 사용자의 웹사이트 접속을 강제적으로 재지정하려고 할 경우 이를 막아낼 수 있으며 네트워크상의 데이터패킷도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든다.

    마이크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구글의 크롬과 함께 가장 흔히 사용되는 파이어폭스의 브라우저를 통해 방통위의 차단을 피하는 방법도 등장했다.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서 지원하는 'Encrypted SNI(ESNI)' 기능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 방식의 경우 국내 ISP가 아닌 해외의 DNS(도메인네임서버)를 사용해 차단을 우회하는 방식이다.

    이외에 크롬 브라우저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고성능 VPN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통상 속도 저하가 심각한 일반 VPN보다 속도를 대폭 높인 '오페라 브라우저', '익스프레스 VPN' 등의 사용을 권장하는 글이 주요 커뮤니티에서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국내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사용하는 해외 인터넷 차단 정책은 이미 중국이나 이란, 러시아 등지에서 자주 사용된 방식이며 이미 수많은 개발자들에 의해 합법적인 우회 방법도 널리 알려진 상황"이라며 "VPN 차단을 시도한다고 해도 100% 막아내는 건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