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보는데 광고까지 보라고?"…IPTV VOD 광고 안 빼나 못 빼나

조선비즈
  • 김범수 기자
    입력 2019.02.01 10:25

    KT 인터넷을 사용중인 직장인 김민지(가명·33)씨는 최근 인터넷(IP)TV에서 주문형비디오(VOD)로 최신 영화 ‘마약왕’을 구매해서 봤다. 멤버십 혜택 없이 5500원에 구매한 영상을 시청하는데 영화 시작 전 광고(프리롤 광고)가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극장도 아닌데 광고를 봐야하는지 VOD를 이용할 때마다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IPTV를 이용하는 많은 사용자가 김씨와 같은 불만과 의문을 가지고 있다. ‘돈 내고 보는데 광고까지 봐줘야 하나’라는 의문이다. IPTV 회사가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해당 광고는 안 빼는걸까 못 빼는걸까.

    IPTV 사용자들의 VOD 구매 후 프리롤 광고에 대한 불만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통신사는 양질의 서비스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월 이용료, 영상 구매료를 내고도 광고를 봐야해 불만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조선DB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유료방송 서비스 품질평가 결과 유료 VOD 구매 후 동영상 재생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34.1초였다. 2011년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당시 평균 12초 였는데 7년만에 2.8배 이상 늘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가장 긴 회사는 KT로 평균 33초를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는 32.2초, LG유플러스는 당시 26.3초로 조사됐다. 2018년 조사 결과를 보면 최대 90초까지 광고가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방통위와 함께 유료 VOD에 붙는 프리롤 광고 시간 총량을 30초를 넘지 않도록 가이드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실제로 소비자 불만이 많아졌다.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조사에 나서면서 프리롤 광고 시간 평균을 확인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VOD 시청시 재생되는 프리롤 광고의 이익은 대부분 통신사가 가져간다. 정확한 광고 단가 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광고비의 65% 정도를 통신사가, 35%를 광고배급을 담당하는 미디어랩사(社)가 가져간다.

    한 IPTV 회사 관계자는 "지상파 다시보기 VOD의 경우 광고비의 18%를 추가로 지급하기도 하고 특정 영상이 흥행하면 인센티브로 미디어랩사에 5%를 추가로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제기되던 소비자 불만과 과기정통부의 조사 등으로 최근 통신업체들도 눈치를 보고 있긴 하다. 실제로 KT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30초 가량의 광고 1편만을 영상에 붙이는 등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도 30초 이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위해 담당 부서에서도 신경을 쓴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30초 광고를 아예 뺄 순 없을까. 한 통신사 관계자는 "VOD 서비스가 큰 이익이 남지 않는데 비해서 통신사는 초당 100메가비트(mbps) 속도를 유지할 정도로 인프라를 관리하고 고화질 콘텐츠에 대한 구입 등 투자도 계속 해야한다"며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기업이 이득을 챙기기 위한 것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 인터넷은 물론 IPTV 월간 이용료를 내면서도 최신 영상 VOD에 대한 가격까지 지불하는데 통신사 사정까지 봐줘야 하냐고 반문하기 쉽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통신사는 IPTV 프리롤 광고만으로 3100억원을 벌었다. 5년 전보다 81% 증가한 수치다.

    당시 신용현 의원은 "네이버, 푹(POOQ) 등 인터넷으로 VOD를 구매할 경우에는 프리롤 광고가 붙지 않는다"며 "사업자가 유료 VOD에 붙는 프리롤 광고를 통해 조금이라도 수익을 얻는다면 이는 사업자가 소비자로부터 이중으로 이익을 얻은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VOD를 자주 구매한다는 직장인 박웅현(가명·33)씨는 "직장 생활과 육아 등으로 제 때 방송을 보는 것도, 극장을 가기도 쉽지 않아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짜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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