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사이언스 샷] 중세에도 여성들이 예술에서 중요한 역할

조선일보
  • 최인준 기자
    입력 2019.01.17 03:09

    치아 유골의 파란 물질 분석해보니… 고수들만 쓰던 희귀한 물감 안료

    변색된 치아 유골 가운데 앞니 하나의 뿌리 부분이 마치 물감으로 칠한 듯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 1000년 전 숨진 중세 유럽 여성의 치석(齒石)을 분석해보니 군청색 물감 성분이 나왔다. 중세에도 여성이 예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증거가 나온 것이다.

    치아 유골의 파란 물질 분석해보니… 고수들만 쓰던 희귀한 물감 안료
    /사이언스 어드밴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역사과학연구소와 영국 요크대는 독일 서부 달하임의 한 작은 수도원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 유골의 치아를 분석한 결과를 지난 11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탄소연대 측정으로 분석했더니 이 치아는 997~1162년 사이에 45~60세에 숨진 여성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파란색을 띠는 치석을 특수 용액에 녹이고 레이저로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파란색을 낸 물질은 보석의 일종인 라피스 라줄리(청금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석은 과거에 성경 필사본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던 파란색 물감 안료를 만드는 데 쓰였다. 워낙 희귀해 금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됐는데 실력이 뛰어난 필경사만 이 재료를 다룰 수 있었다.

    연구진은 당시 여성이 그림을 그리다가 붓 끝을 입으로 빠는 과정에서 치아가 파랗게 물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티나 워리나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는 "중세 여성들은 종교 문서와 그림 제작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들도 희귀 재료를 다룰 수 있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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