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 중국기술일까… 미국이 하면 중국도 한다

입력 2019.01.09 03:09

[오늘의 세상]
아마존·구글이 지배한 인공지능
中 바이두, 유럽기업 제품에까지 자사의 AI 탑재하며 기술 과시

CES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개막 하루 전인 7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 창업 7년 차의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로욜의 류쯔훙(劉自鴻)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10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들어 보이자 취재진의 카메라가 쉴 새 없이 터졌다.

기자가 직접 만져본 플렉스파이는 접으면 어른 손바닥 하나, 펼치면 두 개 정도 크기였다. 두께는 최신 스마트폰과 비슷하고 7.8인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도 선명했다.

류쯔훙 CEO는 삼성전자를 겨냥한 듯 "우리 제품은 시제품이 아닌 양산(量産) 중인 제품"이라며 "1조원 이상을 투자한 선전(深圳)의 첨단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알렉사·OK구글에 도전하는 '샤오두'

CES에서 미·중 양국이 치열한 미래 산업 패권(覇權)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 기업 4500곳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 미국 기업은 1751곳, 중국은 1211곳으로 두 나라가 3분의 2를 차지한다. 중국은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작년보다 참가 기업이 20%나 줄어든 와중에도 로욜을 비롯해 화웨이·바이두 등이 첨단 기술력을 뽐냈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 338곳이 참가했다.

CES에서 맞붙은 '미래 운전대' 경쟁
CES에서 맞붙은 '미래 운전대' 경쟁 -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는 AI·5G·자율주행차 등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두고 대결하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연장이 됐다. 위 사진은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미국 퀄컴이 선보인 자동차 운전석 대시보드. 미래 운전석에 퀄컴의 AI 반도체와 시스템을 적용시키겠다는 야심이 담겨 있다. 아래는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튼이 공개한 신형 전기차의 운전석. 48인치 크기의 스크린에는 차량 안팎 상황과 내비게이션, 영상 통화 화면이 펼쳐진다. /블룸버그·AP 연합뉴스
지난 2년간 CES는 미국 아마존과 구글의 AI(인공지능) 비서를 부르는 '알렉사' '오케이 구글' 명령어가 전시장 안팎을 가득 채웠다. 아마존은 3500개 기업의 기기 2만종(種), 구글은 1600개사의 1만종 기기에 자사의 AI 서비스를 탑재하며 전 세계 AI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이들의 아성(牙城)에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바이두가 도전장을 던졌다. 바이두의 AI인 '샤오두(小度·작은 바이두)'를 탑재한 TV·자동차가 전시장 곳곳에 등장했다. 바이두는 운전자의 감정과 컨디션을 파악해 졸음을 깨워주거나 창문을 알아서 열어주는 차량용 AI 프로그램 '샤오두 봇'을 시연했고, 덴마크 자브라는 바이두의 AI로 주변 소음에 맞춰 음질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헤드폰을 공개했다. 바이두는 "바이두 AI 사용자가 1억2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7일 "미국 인텔의 반도체칩과 자사의 AI 기술을 이용해 2020년 도쿄올림픽에 3D(3차원) 스포츠 추적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스포츠 선수의 움직임을 분석하려면 별도의 센서를 선수들에게 부착해야 했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카메라 중계 화면만으로 선수들의 활동 정보와 생체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판 테슬라'에 쏠린 전 세계 이목

전기차, 자율주행차 같은 차세대 교통수단에서도 중국 업체가 화제를 모았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바이튼이 6일 진행한 전기차 'M-바이트' 공개 행사에는 1000여명의 취재진이 참석해 북새통을 이뤘다. M-바이트 앞좌석 대시보드에 설치된 48인치 크기의 스크린에는 차량 안팎 상황과 영상 통화 화면이 펼쳐졌다. 음성·안면 인식으로 운전자를 식별하는 AI 기능도 탑재했다. 바이튼은 "올 하반기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 본지 기자가 직접 중국 로욜의 폴더블폰 '플렉스파이' 액정을 접어본 모습.
해외 첫 공개된 中 폴더블폰 -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 본지 기자가 직접 중국 로욜의 폴더블폰 '플렉스파이' 액정을 접어본 모습. /임경업 기자
미국의 전유물이었던 반도체칩 분야에도 중국이 뛰어들었다. 인텔과 퀄컴 등 모바일·컴퓨터용 반도체칩 분야를 주도하는 미국 기업들은 7일 5G용 반도체 신제품과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이에 맞서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자율주행차용 AI 반도체 'BPU(뇌 프로세싱 유닛)'를 공개한다. 사람의 뇌 구조를 모방한 반도체를 활용하면 주변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좀 더 안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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