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發 '무인화' 확산… 만남의광장 주유소도 셀프로

입력 2019.01.03 03:24

롯데리아 매장 60%에 무인 주문기… 알바 일자리 1230개 사라진 셈
부산역 주차장은 발레파킹 종료

지난달 5일 주유기 8대를 모두 셀프 기기로 바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서울만남의광장’주유소(사진 위).
지난달 5일 주유기 8대를 모두 셀프 기기로 바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서울만남의광장’주유소(사진 위). 무인 주문기가 설치된 롯데리아 종각역점(아래 사진). /채성진 기자
2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서울만남의광장' 주유소. 차량은 계속 밀려들고 있었지만, 파란 점퍼를 입은 안내원 4명은 기름을 넣는 게 아니고 안내만 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직원이 기름을 넣었지만, 지난달 5일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채우는 셀프 주유소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임준연 소장은 "한 달 전 16명이던 주유원이 지금 13명으로 줄었고, 앞으로 10명 정도로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 충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만남의광장 주유소는 고속도로 입구에 있고 기름값이 서울 지역 최저 1·2위를 다툴 정도로 싼 알뜰주유소라서 하루 평균 3500대가 찾는다. 1년 매출이 700억원에 달해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 중 가장 많다. 복진호 관리과장은 "계속 오르는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주유기 8대를 셀프 주유기로 모두 교체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 200곳 중 132곳이 셀프 주유소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셀프 주유소 6곳이 새로 문을 열었고, 11곳이 일반 주유소에서 셀프 주유소로 전환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작년보다 10.9% 오르는 등 2년 새 29% 인상되면서 무인 기계를 도입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노력이 일자리 감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KTX 부산역 선상 주차장은 지난 1일 이용객 주차를 대신 해주는 '발레 파킹 서비스'를 종료했다. 현장 주차 요원들은 "요금 사전 정산기 도입에 이어 주차 대행 업무까지 없앤 것은 현재 15명인 인력을 감축하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무인 시스템이 급속히 확산하며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롯데리아는 전국 1350곳 매장 가운데 825곳(61.5%)에 무인 주문기를 도입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무인 주문기를 도입하면 카운터 담당 등 알바생을 평균 1.5명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알바 일자리 1230개가 사라진 셈이다. 손님이 몰리는 식사 시간 이외에는 무인 주문기만 운영한다. KFC는 지난해 전국 193개 매장 대부분에 무인 주문기를 도입했다. 지난해 1월 본격 운영을 시작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지하 식음료 매장도 곳곳에 무인 주문기를 설치했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인 '키오스크'를 제작하는 트로스시스템즈는 "제품을 주문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계속 늘고 있다"며 "작년엔 한 달 100~150대 나갔지만, 올해는 최대 200대까지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8350원)이 결정된 지난해 7월 이후 업체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아예 무인 주문 방식으로 매장 전체 콘셉트를 새로 짜는 업체도 상당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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